나는 케빈 스페이시(사진)의 팬이다. 그는 배우이자 동시에 멋진 메시지를 가지고 있다. 지난 9월8일 스페이시는 전세계 50개국에서 모인 약 2600명의 마케팅 담당자에게 ‘스토리’란 무엇인지 직접 설명하는 기회를 가졌다. 스페이시는 5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요즘 유행하는 ‘스토리텔링’의 핵심을 이야기한다.
그가 말하는 이야기 또는 스토리의 3대 요소는 갈등, 진실성 그리고 관객이다. 갈등이 없다면 이야기는 성립하지 않는다. 갈등 또는 문제는 긴장감을 만들어내고, 긴장감은 독자 또는 시청자가 이야기에서 얻으려는 바다. “어려움과 갈등에 기뻐하십시오. 여러분은 그에 대한 해답을 가지고 있지 않으십니까.” 사람들은 해결을 원한다. “해답이 훌륭하고 직접적일수록 사람들은 당신에게 고마워할 것입니다.” 갈등을 명쾌하게 제시할수록 사람들은 더 많이 반응한다. 여기서 케빈 스페이시가 잊은 부분이 있다. 갈등과 함께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주인공이다. 주인공은 누구이며, 그는 어떤 사람인지, 그가 관객에게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그의 동기가 무엇인지 쉽게 전달돼야 한다. 이른바 ‘문맥’은 주인공과 갈등의 관계이기 때문이다. 문맥이 정확해야 관객은 해당 이야기에 빠져들 것인지 아닌지를 쉽게 결정할 수 있다. 여기서 (자기) 관련성이 태어난다. 스페이시는 이야기꾼들에게 용기를 가질 것을 주문한다. “지금까지 온 길을 떠나십시오. 일상을 거스를수록, 뜻밖일수록 이야기는 풍부해집니다.”
진실성! 말이 쉽지 이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검색에서 상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키워드를 찾아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일, 바로 진실성에 반하는 행위다. “문제에 빠져보세요, 문제를 느껴보세요. 당신이, 당신의 서비스 또는 제품이 문제의 해결책이라고 제안하는 것에 만족하지 마세요.” 그리고 “광고 문안을 쓰는 당신의 동료를 믿지 마십시오”. 당신, 당신의 서비스, 다시 말해 당신의 해결책을 보완하는 정보와 지식을 찾아내야 한다. 이 정보와 지식을 전달하는 일이 바로 스토리텔링이며 이른바 ‘콘텐츠 마케팅’이다. 그제야 비로소 독자와 시청자는 반응한다.
관객! 스페이시의 표현에 따르면 관객은 ‘스토리’ 때문에 죽을 정도로 스토리에 목말라한다. 인간은 다른 인간과 ‘스토리’를 서로 전하며, 스토리를 블로그에 담고, 스토리를 페이스북 담벼락에 기록한다. 당신이 만든 스토리를 읽고 시청한 관객은 ‘그래, 우린 어떤 스토리를 이야기하지?’라는 질문을 던진다. 스페이시가 여기서 잊은 부분이 있다. 어떤 스토리를 만들지는 관객을 깊게 관찰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당신의 관객이 누구인지 모른다면 스토리텔링은 불가능하다.
강정수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전문연구위원관련 디지털 텍스트
케빈 스페이시의 스토리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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