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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나 보이드(Danah Boyd·사진), 기술과 정치와 사회가 만나는 영역을 연구하는 이른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이자 사회학자이며 동시에 미디어 학자다. 그가 쓴 ‘우리는 대학생을 로봇으로 훈련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는 유행처럼 번지는 코딩 교육을 성찰하는 글이다.
글은 자신의 두 살배기 아들에게 크레용을 쥐어준 이야기로 시작한다. 크레용은 코딩 등 기술 교육에 대한 은유다. 아이는 크레용의 물리적 속성과 “네 동생의 눈을 크레용으로 찔러서는 안 된다!” 등의 사회규범을 함께 배운다. 컴퓨터와 네트워크 기기에 기초한 교육은 어떤 사회규범과 맥락에서 진행돼야 할까?
보이드가 주장하는 교육의 목표는 진일보한 시민 육성과 노동에 필요한 기술 습득이라는 두 개의 긴장감 있는 조합이다. 19세기 후반 미국 사회는 교육 대상을 소수 특권계층 중심에서 더 폭넓은 층으로 확대했다. 당시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미국 산업이 다수의 교육받은 노동자를 원했기 때문이다. 현재 진행되는 디지털 기술의 진보는 다른 방식으로 노동자를 요구하고 있다. 코딩 교육을 받은 노동자다. 그러나 이들은 “난 내 일을 사랑해!”라고 외치는 이른바 창의적 노동자가 아니다. 디지털 산업은 오히려 자동화 강도가 빠르게 증가한 시스템에서 부품같이 일하는 노동자를 요구한다. 그렇다고 대학생을 산업계가 요구하는 로봇 같은 노동자로 교육해야 할까?
기술 교육은 사회 불평등 해소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이를 위해서는 훌륭한 교사가 필요하다. 경제 특권을 가진 학생은 아이패드 등 훌륭한 기기와 교육 내용에 대한 손쉬운 접근권을 가지고 있다. 부모의 부가 학생의 교육 기회를 차별화한다. 그렇다고 부유한 집안의 학생이 언제나 훌륭한 교사를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훌륭한 교사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일, 사회 불평등 해소의 핵심 요소다. 가난한 학교는 외부 지원으로 기술 장비에 투자할 수는 있지만, 정작 훌륭한 교사에 대한 투자 여력은 적다. 기술 교육을 담당할 교사 육성, 그리고 훌륭한 교사가 경제력이 약한 가정의 학생들을 만날 수 있게 하는 교육정책이 절실하다. (기술) 교육 접근권을 넘어 훌륭한 교사 접근권에 대한 사회정책이 교육 혁신의 핵심이다.
강정수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전문연구위원
읽을 자료 위키피디아 다나 보이드 (http://en.wikipedia.org/wiki/Danah_boyd), 우리는 대학생을 로봇으로 훈련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http://en.wikipedia.org/wiki/Danah_boy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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