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프강 블라우(사진). 고백하건대 내게 가장 영감을 주는 인물이다. 블라우는 1999년부터 2008년까지 미국 실리콘밸리와 워싱턴에서 ‘프리랜서 기자’로 정치와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그 경험으로 그는 독일 시사주간지 온라인판 편집장으로 발탁되었고, 의 영광을 디지털에서 회복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그는 2013년 영국 임원으로 자리를 옮겨 글로벌 디지털 전략을 총괄하고 있다. 저널리즘에 대한 그의 따듯하고 깊은 애정은 청중에게 감동을 주며, 살짝 눈물이 젖은 마음 위로 쏟아지는 전통 저널리즘 매체 전략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은 청중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날 용기를 준다.
블라우가 지난 10월 말 베를린을 찾아 다시 한번 명연설을 들려주었다. 이번 연설의 핵심은 ‘종이’와 ‘온라인’을 통합하는 뉴스룸은 비효율을 넘어 종이 중심성을 지속시킬 수밖에 없음을 밝히는 것이다. 통합 뉴스룸은 ‘온라인 저널리즘’의 초기 시절에 태어난 개념이다. 등은 종이 편집국과 온라인 편집국을 분리하고, 두 사이에 뉴스 교류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온라인 편집국이 통합 뉴스룸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종이 편집국의 보조 역할 이상을 할 수 없으며, 시간이 지나면 두 편집국은 관성에 젖고 늙어버린다. 공멸의 길이다.
블라우는 의 전 편집장 앨런 머터의 표현을 빌려, 언론사의 디지털 전략을 3가지로 분류했다. 첫째, ‘밀크 잇’(milk it). 디지털에 최소한의 유지비용 이외에 특별한 투자를 하지 않는 언론사다. 미국의 지역 언론사가 여기에 속한다. 둘째, ‘팜 잇’(farm it). 종이매체의 미래를 아직도 믿는 경우다. 종이매체에 도움이 될 때만 디지털에 투자를 한다. 조판 시스템을 교체하면서 동시에 온라인 뉴스 편집 시스템을 개편하려는 시도가 여기에 속한다. 셋째, ‘피드 잇’(feed it). 디지털 저널리즘에 대한 장기적이고 공격적인 투자를 말한다.
블라우는 끝으로 저널리즘을 포함해 IT 혁신의 롤모델로 실리콘밸리를 삼는 전략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혁신기업가 정신, 도전정신,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 등 실리콘밸리의 장점은 천문학적 규모의 투자자본이라는 구조적 요인을 빼고 생각할 수 없다. 지상파와 케이블을 완전히 떠나 인터넷으로 옮기려는
블라우는 디지털 저널리즘에 대한 공영방송의 사회적 투자가 중요함도 강조한다. 영국
블라우의 베를린 연설이 한국 저널리즘에도 귀하고 값지다.
강정수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전문연구위원
참고 디지털 텍스트
블라우의 베를린 연설
http://www.youtube.com/watch?v=ihhI-r_lCU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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