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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일본 중의원선거의 이슈는 미국과 맺게 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원전 재가동, 소비세 증세였다. 일본 국민 다수가 절대 반대했고 당시 선거에서 ‘반대’를 내걸고 자민당 의원 205명이 당선됐다. 그러나 선거가 끝나자마자 자민당은 물론이고 민주당, 일본유신회까지 미국의 의향을 받아들여 모두 찬성으로 돌아섰다. TPP 체결로 미국의 의료·보험 업계는 시장을 넓힐 기회를 얻은 반면 일본을 지탱해온 국민건강보험은 위기에 처했다. 아베 정부가 떠밀리듯 협정 참가를 결정하는 동안 등 일본의 주요 언론들은 모두 ‘TPP 찬성론’을 받아쓰기 바빴다. 이쯤 되면 ‘보수의 공모자’들이 누군지는 분명하다.
36년 동안 일본 외무성 관리로 일하다 지금은 외교안보 전문가로 활동하는 마고사키 우케루는 일 보수정권의 과오를 비판해온 대표적 논객이다. “지금의 일본 우파는 본래의 내셔널리스트와는 전혀 다른 대미 종속적인 자들”이라고 주장해온 지은이는 책에서도 오키나와 본섬의 20%를 미군에 내주고 미국을 경호하기 위해 집단적 자위권 부활을 추진하는 일본의 속내를 들춘다. 일본을 움직이는 미국인들 ‘재팬 핸들러’에 의존해 정권의 입지를 넓혀가는 데 골몰한 결과다.
그러나 한편으로 성장 위주의 경제정책 ‘아베노믹스’는 일본 국민에게 60~70%라는 엄청난 지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빼놓을 수 없다. 언론의 역할이 크다. 언론은 기득권 파괴를 내건 민주당의 오자와 이치로는 집중 포격하고 ‘양적완화’ ‘적극적 재정정책’ ‘성장전략’이라는 세 개의 화살로 대표되는 아베노믹스에 대해서는 긍정적 보도만 일삼았다. 일본에서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원인이 쓰나미가 아니라 실은 지진이었다는 주장이 있을 때도 이를 보도한 곳은 지역지인 뿐이었다.
2003년 북한의 위협에 맞서 미사일방어체제를 도입한 일본은 해마다 1천억~2천억엔을 미국에서 요격미사일을 구입하는 데 쓰고 있다. 2013년 4월9일치 은 방위성 미사일 배치 계획을 전하며 “일본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만전을 기하겠다”고 한 당국자의 말을 그대로 받아썼다. 그런데 책은 북한이 정말 신형 탄도미사일을 발사한다면 요격미사일로 미리 쳐서 떨어뜨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시민들에게 “당신, 권력과 언론을 제대로 의심하고 있느냐”고 묻는다.
언론이 정권을 문제 삼는 보도를 피해 자기검열하는 모습은 우리에게도 낯익다. 국경없는기자회에서 발표한 ‘2014년 세계보도자유’ 순위를 보면 한국은 57위, 일본은 59위다. 지은이 마고사키 우케루는 ‘보도의 부자유성’이라는 점에서 일본과 한국은 전혀 다르지 않다고 덧붙인다. 도쿄 특파원을 지낸 한승동 기자가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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