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제공
BBC 시즌1 첫 회는 불면에 시달리던 왓슨이 어두운 방 안에 커튼도 젖히지 않은 채 우두커니 앉아 있는 모습에서 시작된다. 이때의 심정을 그는 훗날 시즌2 마지막 회에서야 밝힌다. “나는 너무나 외로웠어”라고. 자신을 소시오패스라 지칭할 만큼 관계와 소통에 서툰 셜록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그들을 서로에게 연결시켜준 계기가 “누가 나 같은 놈이랑 살겠어”라는 똑같은 한탄의 말이었음을 떠올리면, 이 작품은 처음부터 둘을 운명의 짝패로 만들기 위해 꼼꼼히 설계됐다는 것이 드러난다. 그러니까 이것은 서로를 고독과 권태에서 구원한 두 사람의 숙명적인 멜로드라마다. 이렇게 생각하고 시즌2 마지막 회를 다시 보면, 셜록을 잃은 왓슨이 맨발을 드러낸 채 소파에 멀거니 앉은 모습 위로 시즌1 첫 장면이 겹쳐지며 상실의 후폭풍이 하염없이 밀려든다. 물론 이는 에 빠져들게 하는 수십 계기 중 하나일 뿐이다. 매력적인 캐릭터와 연기, 감각적인 영상과 치밀한 극본, 원작 팬이라면 열광할 수밖에 없는 원전의 창의적 변주 등 이 작품을 사랑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 하지만 갈수록 관계가 파편화돼가는 시대에 차가운 대도시를 살아가는 고독한 사람들의 멜로드라마라는 지점만큼 마음 깊숙한 곳까지 영향을 미친 계기는 없었다. 이 멜로라니, 무슨 농담이냐고? 아직도 의구심이 드는 분들이 있다면 국내 첫 방영 당시 본토의 제작진마저 감탄시킨 OCN 공식 예고편을 꼭 찾아보시길 바란다.김선영 TV평론가
의 배후에는 2000년대 세계 드라마 시장을 지배해온 범죄수사극이 있다. 지난 10여 년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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