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개그의 서브 장르 구분에 예민하다. 의 악취미와 의 부조리는 매우 다른 계통에 속해 있다. 그런데 비슷한 시기에 빅히트했다는 이유로 같은 부류로 묶여서는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뭔가 싸구려스럽고 과격한 코미디만 보면 ‘병맛’이라고 부르는 풍조도 달갑지 않다. 웃음 자체가 기존의 도덕과 관성을 깨뜨리는 데서 나오는데, 그런 식이면 세상에 병맛 아닌 코미디가 존재할 수 있는가? 병맛의 핵심은 뭘까? 웰메이드가 아닌 B급 정서로 보는 것도 일견 일리가 있다. 그런데 디테일이 중요하다. “이게 무슨 병× 같은…”이라는 욕이 튀어나오는데 키득거리며 웃음을 터뜨려야 한다. 유세윤·김슬기의 ‘기억의 습작(사진)’을 보자. 커플이 민박집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되는데, 세윤은 순박한 척 변태짓을 일삼는 병맛의 현현으로 등장한다. 둘이 한방에 있는 것만으로도 부끄러워 양말 고무줄을 튕기던 녀석이 슬기가 이마에 입을 맞추자 뱀처럼 혀를 날름거린다. 슬기가 당황해하자 “태어나서 죄송합니다. 엄마·아빠가 절 갖게 해서 죄송합니다”라며 오버액션한다. 하지만 반성도 잠시뿐. 슬기의 얼굴을 만져보는 게 소원이라면서 귓구멍을 후비고 입에 손가락을 넣는다. 슬기가 “미쳤나봐”라며 때리니까 혁대를 건네며 엉덩이를 능숙하게 들썩인다. 이게 병맛이다. ‘순박한 첫사랑’이라는 관념을 산산조각 낸다. 이명석 대중문화비평가
tvN 제공
프로골퍼가 방송에 출연했다. 그는 조언을 청하는 여성 시청자들에게 레슨을 빙자해 가슴과 엉덩이 크기를 묻는 성희롱을 저지른다. 잠시 뒤 현장 레슨 코너가 시작되고 남성 시청자가 등장하자 상황은 뒤집힌다. 모범 자세를 가르치던 골퍼는 노골적인 신체 접촉을 해오는 남자에게 울상을 짓고 만다. 신동엽이 처음 호스트로 출연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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