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곳곳에 있는 ‘미군부대 앞’이라는 공간은 독특한 치외법권 구역이자 미국의 대중문화가 교묘하게 이식돼온 장소다. 그곳은 낯선 전장으로 가기 직전 미국 청년들이 하룻밤 욕망을 발산하는 향락 구역만은 아니었다. 근처에서 좀 논다 하는 애들이 날벌레처럼 찾아와 클럽 밴드를 만들고, 뒤 통로로 들어온 비디오를 돌려보며 미래의 영화감독을 꿈꾸던 욕망의 공장이었다. 내가 왜 이런 소리를 할까? 바로 내가 경북 왜관 미군부대 앞 시장 출신이기 때문이다. 지상파보다 KBS 제공
이제 고향을 떠나 서울로 온 지 25년째인데, 얼마 전 근교에서 바로 그 부대 앞 시장의 풍경을 다시 만났다. 친구들과 평택호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당구나 한 게임 치자고 들른 곳이 바로 오산 미군기지 앞이었다. 통금시간을 앞두고 급히 햄버거를 사서 부대로 튀어 들어가는 미군들, 내국인은 사양하는 풀바(포켓볼 당구를 칠 수 있는 술집)에서 곱게 차려입고 앉아 있는 여인들, 한국말은 한마디도 안 통하는 제대로 된 타이 음식점… 이런 모습을 주말의 사흘 동안 카메라에 담아보는 건 어떨까? 이명석 대중문화비평가
공간에 시간이 더해지면 일상이 된다. 은 이 점을 잘 포착한 프로그램이다. 이 방송의 카메라가 찾아간 풍경은 아무리 낯선 곳일지라도 시간의 흐름이 더해지면서 결국엔 보편적 삶의 풍경으로 다가온다. 언젠가 작가 김중혁도 말했다. “기껏 변주해봐야 3일의 패턴 속에서 반복되는” 삶과 인생에 대한 진실을 발견하게 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일상과의 간극이 큰 공간일수록 그 발견은 더 극적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아예 ‘비일상’이 정체성인 공간으로 의 카메라를 보내면 어떤 이야기가 그려질지 보고 싶어진다. 가령 매일이 축제이며 판타지인 테마파크에서의 3일이라면? 물론 과거에 ‘놀이공원 아르바이트’ 에피소드가 방송된 적은 있다. 하지만 진짜로 들여다보고 싶은 건 테마파크 판타지의 핵심이다. 전세계 동화 속 이야기가 마치 만국기처럼 펼쳐지는 판타지 안의 판타지, 바로 퍼레이드의 이면. 화려한 가면을 쓰고 하루는 신데렐라, 다른 하루는 백설공주로 변신을 거듭하는 저 퍼레이드의 다국적 배우들은 모두 어디에서 온 걸까. 이 행진이 끝나고 나면 또 어디로 갈까. 제자리를 반복해 도는 회전목마와도 같이 테마파크의 일부로 보이는 그들이, 공원의 조명이 꺼지는 순간 영화 속 인형들처럼 드러낼 본모습이 늘 궁금했다. 이라면 그들의 짙은 화장에서도 우리와 닮은 얼굴을 찾아내지 않을까. 김선영 방송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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