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꼬마가 닭장에 가서 암탉을 잡으려다 놓쳤다네. TV 밖에 있던 심심한 시청자, 옳거니 하고서 몰려왔다네. 꼬꼬댁 일밤 방송이 살아났네. 꼬꼬댁 애들 데리고 저게 무슨 짓이야. 이제 국민 귀요미 다섯이 어디를 못 가겠나? 통신사 광고처럼 목욕리, 계란리, 연탄리… 주사위를 굴려도 좋다. ‘1박2일’에 캠프를 내놓으라 하고, ‘런닝맨’을 이어 아시아 순회를 하고, ‘무한도전’처럼 알래스카, 하와이를 찾아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왜 이 아이들의 걸음이 위태위태해 보일까?
시청자 앞에 놓인 다섯 아이는 방송 중에 나온 꿀단지와 닮았다. 단지 안엔 달콤한 꿀이 들어 있지만, 겉은 얇은 설탕으로 만들어져 자칫하면 깨진다. 시청자에게 방송은 방송일 뿐 아이들은 건드리지 말자고 해보았자, 웬만한 스타보다 유명해져버린 아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입방아에 올리지 않을 도리가 없다. 광고 출연이 어떻느니, 애들 연애질이 어떻느니…. 민국이가 말하지 않나? “태권도 갖곤 물리칠 수 없는 게 너무 많아.”
광고를 찍는 아이들에게 이건 CF 촬영 현장 견학 가는 거라고 했다 한다. 언제까지 그럴 수 있을까? 이미 스타가 돼버린 출연자를 버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조금 빠르다 싶은 시점에 바통 터치를 하는 건 어떨까? 새로운 아이들로 짧은 시즌을 이어가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이명석 저술업자확실히 MBC ‘아빠! 어디 가?’는 을 구했다. 전문 예능인도 아닌 다섯 아빠들이 아이를 데리고 ‘1박2일’ 하러 다니는 이 코너가, ‘나는 가수다’를 제외하면 수년째 깊은 수렁에서 허우적대던 을 가장 핫한 주말 예능 프로그램으로 등극시켰으니 말이다. 게다가 아이들을 지나친 유명세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관광지보다는 깊은 산골 여행 위주로 다니겠다는 제작진의 배려도 훈훈하다.
그러나 장소만 바뀔 뿐 ‘시골 여행’이라는 콘셉트가 반복되면서 집 고르기, 장보기, 밥해먹기 정도로 굳어지는 포맷은 아이들에게 너무 많은 부분을 의지한다는 아쉬움도 생긴다. 게다가 아이들끼리만 모여 있는 모습을 그대로 따라가다보면 귀여운 것과는 별개로 프로그램이 너무 산만해질 때도 있다. 그러니 앞으로는 아빠와 아이의 동상이몽 그림일기 쓰기, ‘아빠가 알고 있는 우리 아이’나 ‘아이가 알고 있는 우리 아빠’ 퀴즈처럼 서로에게 좀더 집중할 수 있는 미션을 늘려보는 건 어떨까. 그리고 어린이날 특집으로는 민국이가 남동생 민율이와, 준이가 여동생 빈이와, 지아가 남동생 지욱이와, 준수가 형 탁수와 함께 다니는 ‘형아! 어디 가?’를 추천하고 싶다. 하지만 동생이 없는 후가 이 기획에 대해 들으면 원망의 눈초리로 바라보며 “이모는~ 도대체~ 왜 그래요?”라고 할 것 같으니, 아무래도 이건 그냥 없었던 얘기로 하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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