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의 추억'이 개봉 일주일 만에 스크린 수를 11개로 늘렸다. 〈MB의 추억〉을 만든 김재환 감독(왼쪽)과 배급을 맡은 고영재 PD. 한겨레TV 제공
예전 같으면 언감생심, 꿈도 못 꾸던 얘기다.
MB‘에 대한’ 추억이 아니라 MB‘의’ 추억
자, 어찌됐든
“자칫, 그리고 흔히들, 이 영화는 반이명박 정부의 노선이 엿보이는 작품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물론 그것도 일부 사실이다. 하지만 그건 작은 주제다. 큰 주제는 5년 전에 우리가 치렀던, 그 허무맹랑했던 정치 이벤트가 지금 또다시, 아주 똑같은 모습으로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과거로부터 배운 것이 없는가. 우리는 그 과거들과 조금이라도 달라진 것이 없는가. 지금 이 순간 어느 쪽으로든 정치적 선택을 하는 데 우리가 얼마나 신중해야 하는지를 얘기하고 싶었다. 근데 뭐 꼭 이런 얘기를 하는 것보다, 이 영화 재미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주연배우가 워낙 연기력이 출중하기 때문에 영화를 보는 맛이 아주 괜찮을 것이다.”
익지도 않은 풀빵 강요한 5년
맞다. 이 다큐멘터리, 재미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5년 전 대선 유세에서 시장 상인들을 만나러 다니는 장면 같은 것이 그렇다. 이명박 대통령은 어느 날 풀빵 장수에게 다가간다. 그리고 자신이 직접 풀빵을 구워서 팔아주겠다고 한다. ‘이거 내가 예전에 다 해봐서 아는데’는 대통령의 전매특허다. 그런데 영 풀빵 굽는 실력이 변변치 않다. 다 익지도 않은 풀빵을 사람들에게 강매한다. 그러며 그는 옆에서 옹성거리는 풀빵 장수에게 자꾸만 소리친다. “불이 신통치가 않아, 불이!” 웬 불 탓인가. 생각해보면 그는 늘 그런 식이었던 것 같다.
유세 과정에서 인기를 모으며 이명박 후보의 당선에 나름 기여를 한 국밥집 욕쟁이 할머니와 찍은 광고가, 완벽하게 연출된 것임을 알게 되는 것도 새삼 재미있고 한편으로는 엄청 화나게 만든다.
영화는 왜 하필 이 시기에 이런 다큐멘터리를 만들었을까, 라는 오해에서 좀 벗어나야 한다. 이 영화는 이미 5년 전에 기획됐고 제작 기간도 그쯤 된다. 1차 완성본은 지난 4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소개되기도 했다. 전석 매진이었다.
“영화 속 주인공과 출연자, 그리고 그들이 벌이는 퍼포먼스가 매일매일 정신없이 바뀌었다. 요런조런 얘기를 중심으로 작품을 이렇게 저렇게 구성해놓으면 몇 달 가지 않아 이미 너무 낡은 얘기가 돼버렸다. 그러면 또 새로 쓰고, 새로 구성해야 했다. 이 영화는 지난 5년간 계속 만든 작품인 셈이다. 원래는 지금 버전보다 15분 정도 더 길었다. 그 15분에는 많은 조연급 정치인들이 출연한다. 후보들의 주변을 서성였던 불나방 같은 사람들. 그 추악하고 천박했던 모습들. 고민을 거듭한 끝에 그 부분을 다 뺐다. 너무 우울한 느낌이 들 것 같았다.”
그럼에도 엔딩 크레디트 장면에는 본편에는 나오지 않던 전여옥 전 의원의 모습이 나온다. 자막은 ‘전 친박 의원 전여옥’이라고 뜬다. 지금 전 의원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상당한 거리를 두고 있다. 김재환 감독이 왜 이 장면을 굳이 끼워넣었는지, 그 의미가 느껴진다. 아마 전여옥씨는 꽤나 불편한 심기가 들 터이다.
+
김재환 감독은 이미 라는 작품으로 스타 다큐멘터리스트가 됐다. 그의 언행에는 풍자와 해학, 재기가 넘친다. 이번
대표집필 오동진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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