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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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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왜 카레가 아니란 말인가

열대의 정취 품고 입 끝을 자극하는 다양한 카레들…

노랗고 파랗고 빨갛게 울긋불긋 즐거워
등록 2011-03-31 17:37 수정 2020-05-03 04:26
» 에베레스트의 커리요리. 한겨레 박미향

» 에베레스트의 커리요리. 한겨레 박미향

모든 질문은 에 있다. 24권은 ‘카레 승부’다. 동서신문사의 ‘마음 맞는 친구들’은 강가로 낚시를 간다. “카레나 먹자”는 말이 나온다. 그런데 의견이 제각각이다.

시판되는 카레를 먹자는 사람. “어설픈 요리사의 것보다 더 맛있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데.” “밀가루를 볶아서 향기롭게 만드는 게 (좋지 않을까요)”라는 유우코(여자 주인공). 거기에 반론이 만만찮다. “밀가루를 쓴다고요? 그렇게 하면 풀같이 되니까 양파 슬라이스를 볶아서 베이스로 쓰는 게 좋지 않을까요.” “양파 냄새랑 양파의 단맛이 너무 나서 맛이 떨어진다고. 채소를 잘게 썰어서 적포도주를 넣고 고기와 함께 끓인 다음 연해지면 체로 걸러내고 여기에 카레가루를 섞어야 해.” 카레가루를 볶아야 한다는 쪽과 카레가루를 볶으면 향이 날아간다고 하는 쪽, 거기에 “나는 감자만 들어가야 해요”라는 말에는 “무슨 빈민촌 원조식품” 같아진다는 응전. 결국 의견일치를 보지 못한 ‘마음 맞는’ 낚시 멤버는 볶음밥을 해먹고 만다. ‘카레나 먹자’고 했는데, 이렇게 됐다.

<font color="#008ABD">카레, 이렇게 다종다양하다니</font>

당신은 카레를 어떻게 먹는가. 어린 시절 이국적 향취로 우리를 사로잡은 카레는 ‘간편한’ 요리였다. 재료를 볶다가 물을 부어 끓인 뒤, 카레가루를 물에 풀어넣고 걸쭉하게 끓여내면 되었다. 카레에 넣는 재료는 큼직하게 썰었다. 카레 맛을 좌우하는 것은 들어가는 재료였다. 그것만으로도 미각은 놀라기를 몇 번씩 한다. 동생이 어느 날 넣은 사과에 한 번 놀랐고, 친구 집에 가서 먹은 브로콜리를 넣은 카레는 식감이 고급스러워서 새로웠다.

그런데 또 다른 세계가 당도했다. 인도요리 전문점에서 내준 메뉴판에는 카레 종류가 너무 많다. 탁음으로 된 어려운 단어를 발음해 주문한 카레. 들어가는 재료뿐만 아니라 카레 맛이 너무 다르다. 이렇게 달콤하다니, 이렇게 부드럽다니, 이렇게 상큼하다니. 색깔도 노란색이 아니다. 빨갛기도 하고, 파랗기도 하고, 캐러멜색이기도 하다. 타이요리 전문점에도 카레가 있다. 그린 카레도 있고, 레드 카레도 있다. 코끝이 찡해지도록 부드럽다. 일본 카레 전문점은 카레 맛이 좀더 진하다. 구운 마늘, 돈가스, 파, 날달걀 등은 조리 과정에 넣지 않고 완성한 뒤 위에 얹는다.

지난 2월16일 방송된 에 등장한 카레요리법도 눈이 휘둥그레진다. 방글라데시에서 온 이주노동자 칸은 물 없이 ‘액체’ 카레를 만들어냈다. 양파를 솥의 반이나 넣고 볶다가 생강과 카레가루를 넣고 거기에 큼지막한 감자와 닭 등 재료를 넣어 끓였다. 탈 것 같던 재료들은 양파에서 나온 물로 잘 익었다.

의 진정한 ‘승부’는 시작도 하지 않았다. ‘인기 절정’의 카레집에 찾아온 우미하라(동서신문사 지로의 아버지. 만화는 지로의 ‘완벽한 메뉴’와 우미하라의 ‘최고의 메뉴’ 대결로 전개된다)는 이런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맞닥뜨린 질문도 비슷하다. “카레라고 불리려면 무엇과 무엇이 필요한 거지? 맵기만 하면 카레란 말인가? 노란색이 있으면 그것이 카레인가? 향신료를 배합한다고 했는데, 이것이 없으면 카레가 아니라는 결정적인 향신료라도 있는 건가?

등장인물처럼 인도로 떠나는 대신 인도요리점을 가봤다. 인도·네팔 전문 음식점 ‘두르가’(서울 종로구 종로1가)에는 13가지 이상의 카레가 있다. 네팔 출신의 잘락은 2007년 1월 한국에 온 요리사다. 가장 대표적인 ‘치킨 버터 머슬라’의 조리법을 그는 이렇게 전했다. 썬 양파에 캐슈넛과 향신료를 넣은 뒤 끓인다. 딱딱한 것은 꺼내고 토마토, 마늘, 생강과 함께 믹서로 간다. 이것을 들통에 넣어 향신료를 넣고 한 번 더 끓인다. 이렇게 만들어진 것을 ‘그래비’라고 했다. 그래비를 따로 절여놓은 닭과 잘게 썬 재료와 함께 버터에 끓여내면 치킨 버터 머슬라가 된다. 닭 대신 양고기, 쇠고기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이것들이 안 들어가면 채소카레다. 카레 색깔은 빨갛다.

비법은 카레에 들어가는 향신료와 배합 비율에 있다. 잘락은 이때 들어가는 향신료를 적어주었다. 카르다몸, 정향, 월계수잎, 검은 카르다몸, 검정은 후추, 지라, 코리앤더(고수)가루, 키친 킹, 칠리 파우더, 팔각 그리고 가람 마살라.

<font color="#008ABD">이국적 아우라의 일등 공신 향신료</font>

향신료는 이국적 ‘아우라’를 자아내는 일등 공신이다. 식물의 나무 껍질, 잎, 열매, 씨, 뿌리 등에서 얻는다. 영양학적으로 아무런 가치가 없지만, 찬사를 받으며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에서 해럴드 맥기는 “향신료는 지상에 결박된 인간들에게 천국의 한 자락을 제공했다”고 말한다. 향신료는 열대지방에서 자라나고 열대의 정취를 그대로 품고 있다. 맥기는 “우리가 음식에서 숲과 초원과 화원과 해안을 떠올릴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해준다. 낯익은 자연 세계의 일부를 우리의 입 안에, 입술 위에 안내하는 마법을 부리는 것”이라고 했다.

» 노랗지 않은 카레들. 인도·네팔 레스토랑 ‘두르가’의 카레는 빨갛고 노랗고 연두색이다(가운데는 요구르트). ‘페르시안 궁전’의 카레는 갈색이다. ‘씨암’의 그린 카레는 말 그대로 녹색이다(왼쪽부터). 한겨레21 구둘래

» 노랗지 않은 카레들. 인도·네팔 레스토랑 ‘두르가’의 카레는 빨갛고 노랗고 연두색이다(가운데는 요구르트). ‘페르시안 궁전’의 카레는 갈색이다. ‘씨암’의 그린 카레는 말 그대로 녹색이다(왼쪽부터). 한겨레21 구둘래

향신료 원산지는 비밀에 부쳐졌고, 독점권의 높은 경제적 이득 때문에 전쟁이 벌어졌다. ‘돈’을 가리키는 프랑스어(espece)는 라틴어 ‘species’에서 왔다. 마르코 폴로가 항해에 나선 것도 향신료를 직거래하기 위해서였다. 향신료를 넣은 음식은 부를 상징했고, 냉장고가 없던 시절 향신료는 웬만큼 상한 고기도 먹을 수 있게 만들었다. 향신료가 대중화되자 향신료로 뻐길 수 없게 된 귀족들은 더 이상 향신료를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다시 향신료가 떠오른다. 아시아 요리가 세계화되면서다.

이란 카레 전문점 ‘페르시안 궁전’(서울 종로구 명륜2) 셰프인 샤플은 24가지 향신료를 사용한다. 그는 그중 샤프란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다. 샤프란이 가게의 특징이라고 말한다. 샤프란은 샤프란의 꽃술을 말린 것이다. “1년에 한 번 피는 꽃술을 피자마자 1시간 안에 따면 A급 샤프란이 되죠. 기계로 물을 줄 수 없어 난을 키우듯이 정성을 다해야 해요. 여의도 땅에 샤프란을 가득 키우면 200g 정도 나옵니다.” 그리고 이란에서 많이 나는 석류가 들어가 달콤함을 키운다.

두르가, 페르시안 궁전 어디에도 카레가루란 향신료는 없다. 인도에는 ‘커리가루’라 부르는 게 있긴 한데, 영국에서 수입한 것이다. 인도에서 커리는 ‘국물’을 뜻하는 용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카레가루는 일본 것을 본뜬 것이다. 일본 것은 영국에서 들어왔다. 1810년께 크로스앤블랙웰(C&B)은 대중이 인도요리를 만들어내는 카레카루를 내놓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오뚜기가 가장 먼저 만들었다. 1969년 ‘오뚜기 분말 즉석카레’라는 이름으로 출시됐다. 오뚜기의 첫 제품이었다.

인도에서는 향신료를 배합해놓고 쓰기도 한다. ‘마살라’라고 부른다. ‘가람 마살라’는 매운 향신료 배합물을 일컫는다. 가람은 ‘맵다’는 뜻이다. 가람 마살라는 요리 초반이 아니라 요리 종반부에 넣는다. 어디까지나 보조 향신료다. 마살라에는 그외에 ‘탄두리 마살라’, ‘판치 포란’ 등이 있다. 향신료의 배합은 집집마다 다르고, 만드는 사람마다 다르다.

의 우미하라는 향신료 배합을 점묘법에 비유한다. “물감을 팔레트 위에서 쉬지 않고, 단독으로 캔버스 위에 점으로 찍어 표현하지요. 가까운 거리에서 보면 그것들은 독립된 색이지만, 조금 거리를 두고 보면 서로 공조를 해서 하나의 형태와 색조를 나타냅니다. 어설픈 화가는 팔레트 위에서 색을 만들 때 색의 선명도나 색조를 잃은 무딘 색을 만들기 쉽습니다.” 카레가루는 무딘 색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향신료의 비밀은 또 있다. 애초 의대 공부를 하러 한국에 온 샤플은 카레를 만들면서 ‘전통의학’(한의학)에 눈떴다. 향신료는 한약재다. 정향, 팔각, 회향, 육두구 등 모두 한약방에서 다루는 약재다. “엘라이치(카르다몸)는 우울증을 치료하는 약초입니다. 지라(커민 씨)는 소화제지요. 사람들이 우리 집 커리를 먹고 나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해요.” 에서 한 도쿄대 교수는 “커리 맛이 불충분하다 싶으면 한방위장약을 뿌린다”고 말한다.

<font color="#008ABD">얼얼함은 행복감을 만들어낸다</font>

기분이 좋아지는 이유를 맥기는 과학적으로 이렇게 설명한다. 향신료는 자극성 화학물질이다. 식물이 동물과 미생물의 공격에 맞서기 위해 만들어내는 ‘불쾌한 물질’이다. 이 고통스러워야 할 화학무기는 어떻게 쾌감을 만들어내는가. “아마 향신료를 먹는 것은 롤러코스터를 타거나 정월에 미시간호에 풍덩 뛰어드는 것에 해당할 것이다. 말하자면, 그것은 인체 안의 불편한 경고신호를 발화시키는 ‘억제된 모험’이다.” 인간이 통증을 느끼게 되면 우리 뇌는 천연의 통증 경감 화학물질을 분비하게 만들고, 통증이 사라지고 나면 남는 것은 이 뇌가 분비한 ‘쾌락 물질’이다. 얼얼함은 행복감을 만들어낸다.

의 승부는 끝나지 않았다. 이렇게 신나는 ‘카레’는 왜 ‘커리’ 가 아니란 말인가. “노랗고 매콤하고 향기롭지는 않지만 타지마할/ 양파 넣고 감자 넣고 소고기는 넣지 않아 나마스테/ 아아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르는 이 맛은/ 왼손으로 비비지 말고 오른손으로 돌려먹어라 롸잇 나우/ 바삭바삭 치킨 카레도 바쁘다면 즉석 카레도 오 땡큐 땡큐/ 샨티 샨티 카레 카레야 완전 좋아 아 레알 좋아/ 샨티 샨티 요가 화이야 핫 뜨거운 카레가 좋아/ 인도 인도 인도 사이다.”(노라조의 가사)

타이 음식점 ‘씨암’(서울 마포구 서교동)에는 세 종류 카레가 있다. 색깔별로 옐로, 레드, 그린으로 나뉜다. 옐로 카레는 향신료와 카레가루를 넣고 만든다. 카레와 다른 재료를 볶다가 육수와 우유, 코코넛밀크, 달걀을 넣는다. 씨암에서는 닭고기 육수를 사용한다. 옐로 카레는 ‘까리’라고 부르는데, 그린 카레와 레드 카레는 ‘깽’으로 분류된다. 타이 말로 깽은 ‘찌개’에 해당한다. 이 두 종류의 깽은 국처럼 질지 않다. 국수에 비벼 먹고 밥과 같이 먹을 수 있게 진득하다. 그린 카레와 레드 카레에는 ‘호라파’라는 타이 바질이 꼭 들어간다. 그리고 새우젓인 ‘땃삐’로 맛을 낸다. 씨암의 대표인 이진영씨는 “타이 길거리에서 레드 카레와 그린 카레를 1인분식 밥에 올려 먹을 수 있게 파는 것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옐로 카레가 폼 잡고 식사할 때 먹는 것이라면, 레드 카레와 그린 카레는 언제든 먹을 수 있는 대중 음식”이라고 말한다.

<font color="#008ABD">제각각으로 어우러진 재료의 매력</font>

일본 카레 전문점 ‘아비꼬’(서울 마포구 서교동)는 단계별로 매운 카레를 내놓는다. 일본의 할아버지 장인이 재료가 다 뭉개지도록 곤 소스가 베이스다. 20가지 향신료가 들어간다. 상에 오르는 데 100시간이 걸린다.

우미하라와 지로의 승부는 어떻게 되었을까. 우미하라의 전통 인도식 카레와 게를 넣은 지로의 카레는 무승부로 끝난다. 서양의 점묘법도 좋지만 제각각으로 어우러진 재료의 숨겨진 매력도 좋았다. 인도식 정통 카레도 좋지만 소박한 난민 구호 음식 같은 카레도 좋다. 식반에 카레가 있으면 즐겁다. 분식점의 카레돈가스도 좋다. 이 모든 것이 카레가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font color="#877015">참고문헌</font>
<font color="#877015"> 24권, 데쓰 카리야 글, 하나사키 아키라 그림, 대원 씨아이 펴냄
해럴드 맥기 지음, 백년후 펴냄
아니 위베르·클로틸드 부아베르 지음, 창해 펴냄
이영미 지음, 김영사 펴냄</font>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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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t color="#1153A4">‘가람 마살라’를 이루는 향신료들</font>
<font size="4"><font color="#008ABD">따뜻한 달콤함과 날카로움들</font></font>

» ‘가람 마살라’를 이루는 향신료들

» ‘가람 마살라’를 이루는 향신료들


해럴드 맥기의 와 이영미의 를 참고해 ‘가람 마살라’에 들어가는 향신료들을 소개한다. 맥기는 향의 성질을 가벼움(풋내, 소나무, 감귤류, 꽃), 달콤함(나무, 따뜻한 달콤함, 아니스), 그 밖의 성질들(날카로움, 자극성), 독특함 등으로 나눠 평가했는데, 이에 따른 향의 성질을 맨 끝에 분류해 넣었다.

월계수잎 고기의 누린내를 제거하는 데 사용한다. 잎이 마를수록 향이 더 좋다. 많이 넣으면 쓴맛이 난다. <font color="#638F03">풋내와 소나무.</font>

정향 정향나무 꽃잎을 말린 것이다. 자세히 보면 말라 비틀어진 꽃잎이 붙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치통이 있을 때 정향을 물고 있으면 괜찮아지는 등 통증 완화에 좋다. <font color="#638F03">나무, 따뜻한 달콤함, 날카로움.</font>

후추(통후추, 페퍼) 향신료의 왕. 전세계 향신료의 4분의 1을 차지하며, 중세 유럽에서는 후추가 향신료를 뜻하는 말로 쓰이기도 했다. 제조 방법에 따라 검은 후추, 하얀 후추, 녹색 후추로 나뉜다. <font color="#638F03">검은 후추는 풋내, 소나무, 감귤 향, 나무, 자극성.</font>

육계피 우리는 보통 ‘계피’라고 부르지만 계피는 계수나무의 껍질, 육계피는 육계나무의 껍질이다. 육계피는 ‘시나몬’이라고도 부른다. 계피는 매콤한 맛이 강하고, 육계피는 조금 더 부드럽다. <font color="#638F03">풋내, 꽃, 나무, 아니스, 자극성, 독특함.</font>

육두구와 메이스 육두구 열매는 살구와 비슷하게 생겼다. 20m가 넘는 육두구나무에 열린다. 껍질을 벗기면 단단한 갈색 씨앗이 나온다. 이것이 육두구다. 이 껍질을 말린 것이 메이스다. 둘의 향은 완전히 다르다. 육두구는 약간 쓰고 매운맛이 나지만, 메이스는 부드러운 향이 더해지고 단맛이 난다. 육두구는 껍질을 벗기고 나면 향이 날아가므로 껍질째 구입해서 사용한다. 육두구 열매를 땄다고 육두구와 메이스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font color="#638F03">육두구는 풋내, 소나무, 감귤류 꽃, 나무, 따뜻한 달콤함, 날카로움, 메이스는 풋내, 소나무, 나무, 따뜻한 달콤함.</font>

카르다몸 생강과인데, 다른 생강과 식물과 달리 뿌리가 아니라 열매를 사용한다. 다른 이름은 ‘소두구’다. 검은 카르다몸은 매우 진한 스모크 향이 난다. 초록색 카르다몸은 레몬과 비슷한 향이다. <font color="#638F03">풋내, 소나무, 감귤류, 꽃, 나무, 따뜻한 달콤함, 날카로움.</font>

코리앤더(고수) 잎은 타이요리 등에 넣어 향을 돋우고, 초록색을 띠는 연한 갈색의 둥근 열매는 향신료로 사용한다. 천일야화에서는 정력제·자극제로 격찬했다. <font color="#638F03">소나무, 감귤류, 꽃, 날카로움.</font>

커민 미나릿과 식물의 씨앗. 향은 케밥 특유의 향을 상상하면 된다. 모든 냄새를 압도할 정도로 강하다. <font color="#638F03">풋내, 소나무, 독특함.</font>

회향 미나릿과 여러해살이 풀로, 씨를 회향이라고 한다. 충혈된 눈을 치료하는 데 썼는데, 요즘에는 건강차 등에 널리 쓰이고 딸꾹질을 멎게 하는 효과가 있다. 향을 돋우는 데 효과적이어서 와인을 마시기 전에 씹기도 한다. 그래서 ‘회향 씨를 뿌리다’는 말은 ‘속이다’는 뜻이다. <font color="#638F03">나무, 아니스.</font>

커민과 코리앤더, 고추를 주재료로 해 노란색 강황을 섞으면 ‘탄두리 마살라’다. 인도의 동쪽 지방과 벵갈 지역에서 많이 사용하는 ‘판치 포란’(panch phoran)은 커민, 회향, 니젤라, 호로파, 라드후니(겨자로 대체 가능)의 5가지 향신료를 같은 양으로 섞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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