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드디어 100회다. 참 이 여섯 여자는 말도 많이 들어왔다. 따라쟁이 아니냐, 멤버들은 핸드볼 선수냐 왜 그렇게 자주 바꾸느냐, ‘여섯 미녀 군단의 프리 스타일 생활 버라이어티’라고 소개하는데 외모가 프리 스타일 아니냐 등등. 어쨌든 지금은 케이블 버라이어티쇼의 대명사가 되었다.
MBC에브리원의 는 파일럿 방영에서부터 을 날로 베껴먹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내게는 그렇게 은근슬쩍 빌려와서 엉뚱하게 만들어버리는 모양새가 더 큰 재미를 주었다. 대한민국 남자 평균을 깎아먹는 여섯 남자가 모였다는 도 가 보기에는 주류 중의 주류다. 솔직히 기존 버라이어티쇼에서 여자 연예인은 섹시 댄스와 짝짓기 이외의 역할은 거의 하지 못했다. 케이블 TV에서는 아예 노골적인 육탄 돌격이 대세였다. 그러나 는 개성 넘치는 여자들이 모이면 얼마나 정신없는 재미를 주는지 똑똑히 증명해주었다.
신봉선과 김신영은 게임 용어를 빌리자면, 거의 ‘사기 유닛’이다. 인터넷에 유행하는 온갖 패러디 댄스의 대세는 이 두 사람이 번갈아가며 만들어왔다. 김신영이 원더걸스의 호피 무늬 복장을 하고 나온 ‘엄마 미소 댄스’는 그 절정이라고 여겨진다. 그러나 이 ‘니나 내나’ 커플이 전체를 장악하고 있는 건 아니다. 베테랑인 송은이의 차분한 진행 속에서 다른 멤버들이 딱 필요한 캐릭터로 제각각의 목소리를 충분히 내고 있다. 그게 참 신기하다. 이들은 다른 연예 프로그램에서는 얼굴을 보기도 어려울 정도인데, 유독 에서는 반짝반짝 빛난다.
는 솔직히 저렴하다. 요즘 버라이어티쇼는 뭔가 하면 제대로 제작비를 투자해 본때를 보여주는데, 는 그런 포맷을 가져오면서도 뭔가 싸고 빠르게 찍은 듯한 티가 역력하다. 요즘 들어 전성기의 활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데는 그런 한계가 적잖이 작용하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내가 이 프로그램을 꾸준히 보게 되는 것은, 어떤 멤버가 투입되더라도 묘하게 자리를 잡아가는 그 변화 과정이 무척이나 흥미롭기 때문이다.
파일럿 때의 김가연·김빈우 등이 정규 편성되면서 빠지고, 오승은·정시아가 결혼 등의 이유로 교체되는 과정에서 불안감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외모 지수가 가장 높은 정시아·정가은 등이 럭셔리 이미지를 버리고 “저한테 연예인 되고 싶어서 환장했느냐는 악플 달고 그러시는데요. 저 환장한 거 맞고요”라며 4차원 세계를 보여주는 게 너무 즐겁다.
코미디 버라이어티쇼는, 살짝 돌아줘야 즐겁다. 노홍철·김나영처럼 대놓고 돌아버리는 스타일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자만 모인 파자마 파티에서 ‘어장 관리용 마스크’를 벗은 그녀들의 살짝 돌아간 모습이 주는 재미는 또 다르다. 신봉선과 김신영처럼 밖에서 잘 노는 아이들도 이런 언니들과 놀 때 더욱 편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
이명석 저술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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