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아줌마 파이팅!”
이제는 한국 아줌마가 아니다. 우리는 아시아 여성이다. ㈔여성문화예술기획이 필리핀, 베트남, 중국 등에서 온 이주여성과 손잡고 아시아 아줌마 파이팅을 외친다. 11월19~20일 오후8시 서울 문화일보 홀에서 ‘여자들에게 힘주는 날개달기 프로젝트-아시아 아줌마, 파이팅!’ 공연이 열린다. 이주민 100만 시대, 아시아 아줌마들과 함께하는 문화 나눔이라는 부제가 붙은, 아시아 여성에 의한 아시아 여성을 위한 공연이다.
남인우씨가 연출을 맡은 공연은 ‘나눔의 밥’ 등 4부로 구성된다. 대한민국 공식수다꾼 오한숙희씨가 이주여성의 희노애락을 수다로 풀어놓으면, 페미니스트 가수 안혜경씨가 아시아 여성의 애환을 노래한다. 여기에 이은영, 서정숙씨가 한국무용 춤사위로 아시아 여성의 슬픔을 달래고 자긍심을 드높인다. 윤석남 작가의 그림을 이애림 감독이 영상으로 재구성한 애니메이션도 오감을 자극한다. 공연에는 한국인 여성이 독일로, 하와이로 이주한 역사가 사진으로 재현되고 아시아 여성이 한국으로 이주하는 오늘이 사진으로 교차된다. 우리의 건강에 잡곡밥이 좋듯이 사회의 건강에도 다양성이 중요하다는 사실이 즐겁게 증명된다. 아시아의 자매들이 밥상에 둘러앉아 나누어 먹는 잡곡밥 같은 공연이다. 이주여성, 비정구기구(NGO) 활동가, 문화예술 관련 종사자에게는 관람료를 40% 할인해준다. 입장료 5만원. 문의 02-3142-2415~7, 홈페이지(femiar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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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 찌꺼기, 예술하다
커피와 설탕에 대한 애욕 묻어나는 다리 개인전 ‘플랜테이션’
갈색빛 커피 가루들이 엉겨붙어 사람 형상이 되었다. 그 커피 인간들이 전시장 벽에 들러붙어 무언가를 말한다. 스피커에서 웅웅거리는 그네들의 아우성을 사방 가득한 커피의 향이 가라앉혔다. 그 전시장 바닥에 사람 머리 모양을 한 커피 덩어리들이 뒹굴고 있다.
커피를 하루 15잔 이상 마신다는 여성 작가 다리씨는 개인전(11월20일까지, 서울 관훈갤러리) 또한 그로테스크한 커피투성이 풍경으로 채웠다. 작가는 카페 등에서 거둔 커피 원두의 찌꺼기를 빚어 고통받는 인간의 몸을 만든다. 몸을 화판 위에 뜨거나 입체적으로 빚어냈다. 점착제 섞은 원두 찌꺼기, 사람 눈동자를 만들 때 쓴다는 흑백 설탕가루 등이 재료다. 표면이 갈라지고 가슴이 짜부라진 몸 덩어리, 사람의 흰자위만 번들거리는 대지의 이미지들이 나왔다. 원두액을 거르는 종이 깔때기로는 남자의 알몸 부조를 만들었다. 전시 제목이 뜻밖에도 서구 식민지 농법을 뜻하는 ‘플랜테이션’이다. 피땀 흘려 원두를 키워도 제 대가를 못 받는 3세계 농민들의 저주받은 노동을 그 산물 자체로 이야기하려는 뜻이다. 작가는 커피를 더 알고 싶어 카페에서 원두액을 제조하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프랑스 파리의 커피점까지 순례했다. 이런 경험으로 원두 제조 과정의 비참한 진실을 깨닫고서 작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커피가 도시의 일상을 소비하는 대중 음료임을 생각한다면, 출품작들은 커피에 얽힌 작가 내부의 모순된 시선과 감정들을 교차해 보여주는 거울이라고도 할 수 있다. 질감과 빛깔, 냄새가 더욱 부각되는 작품 곳곳에서 커피에 대한 애욕 같은 집착이 묻어난다. 02-733-64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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