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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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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타임] 아직 오지 않은 세상을 부르노라

등록 2006-12-08 00:00 수정 2020-05-03 04:24

대추리 주민들부터 성소수자까지, 민가협의 18번째 ‘인권콘서트’

▣ 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

1981년의 진도에서 2006년의 대추리까지, 시대와 장소는 달라도 아픔은 하나다. 억울한 목소리들이 모여서 “사람이 사람의 자리로 돌아가는 아름다운 인권세상을 노래한다”. 아직 오지 않은 세상을 먼저 만나는 자리가 18번째 열린다.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가 해마다 겨울에 마련하는 ‘인권콘서트’가 12월9일 오후 5시 서울 세종대 대양홀에서 열린다. 세상의 아픔을 보듬는 손들이 모여서 인권의 이름으로 겨울을 녹인다.

노래와 편지가 있다. 대추리의 평화를 지키려 30일을 거리에서 노래로 호소했던 정태춘·박은옥 부부, “좋은 세상이 되어 내년에는 만나지 말자”던 김종서, 전 인류의 인권이 보장될 때까지 인권을 노래하는 전인권, 아직도 이르지 못한 ‘저 평등의 땅에’ 함께 가기 위해 오랜만에 다시 찾은 권진원, 말 달리듯 인권을 향해 달리는 크라잉넛,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외치는 오지총 밴드가 무대에 나선다. 노래로 못다 한 사연은 편지로 띄운다. 1981년 가족이 한꺼번에 간첩으로 몰린 ‘진도간첩단 조작사건’의 피해자 박경준 선생의 딸 박미옥씨가 하늘의 아버지를 위한 진혼의 편지를 띄운다. “나의 아버지는 간첩이 아닙니다. 나는 간첩의 딸이 아닙니다.”

앞서 토크쇼 혹은 토론회로 문을 연다. 커밍아웃한 배우인 홍석천씨가 질문을 던지고 관객이 답을 찾아가는 오프닝 퍼포먼스. 우화를 통해 ‘아하, 우리는 서로 다를 뿐이구나!’하는 깨달음을 얻는 과정이 펼쳐진다. 뮤직비디오와 퍼포먼스도 있다. 노순택씨의 대추리 사진에 정태춘씨의 의 구슬픈 가락이 더해져 가슴 아픈 한 편의 뮤직비디오가 완성됐다. 세계인권선언의 의미를 되새기는 퍼포먼스에는 대추리·도두리 주민들, KTX 여승무원,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인, 성소수자, 난민 신청자, 이주노동자 등 소수자들이 어울려 무지개 세상을 먼저 그린다. 입장료 1만5천원, 문의 02-763-2606, www.1210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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