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열혈팬들을 흥분시키는 두 편의 흥행작 대기 중
▣ 김수병 기자 hellios@hani.co.kr
브로드웨이 뮤지컬 <그리스>와 창작 뮤지컬 <빨래>에서 공통점을 찾기는 쉽지 않다. 뮤지컬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 차라리 차이를 생각하면 애써 머리 굴릴 필요 없이 잡다한 것들이 떠오를 것이다. 35년 동안 멈추지 않는 쾌속 질주를 하는 <그리스>가 알 만한 사람은 모두 아는 흥행작이라면 지난해 4월 단 2주 동안의 공연으로 열혈팬을 모은 <빨래>는 아는 사람만 아는 수작이다.
우선 포마드 기름기가 주르르 흐르는 <그리스>(2월22일~3월23일, 서울 충무아트홀 대극장, 02-556-8556)는 청춘남녀의 방황과 사랑을 열정적으로 내뿜어 관객이 열광의 도가니 속에서 따뜻한 감동을 느끼게 한다. 영화 속에서 존 트라볼타가 ‘50년대 날라리’로 분한 모습은 젊음의 열기 그 자체였다. 이번에 처음으로 내한하는 브로드웨이팀은 2002년 11월부터 무대에 서기 시작해 750여 회 공연과 유럽 투어를 마치고 한국을 시작으로 아시아 투어에 돌입한다.
이에 견줘 <빨래>(4월23일까지, 서울 대학로 상명아트홀 1관, 02-762-9190)에는 기름기가 완전히 제거됐다. 서울 달동네의 허름한 다세대 주택에서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먼지 같은 오늘을 털고, 주름진 내일을 다리는 이야기다. 그러면서도 감칠맛 나는 대사와 가슴을 적시는 노래로 관객을 울고 웃게 만든다. 무겁게 느껴질 듯한 주제를 위트와 감동으로 버무린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그래서 뮤지컬 마니아들 사이에서 “빨리 <빨래>를 보라”는 말이 나돌 것이다.
이미 국내에서 3년 동안 500회 이상의 공연으로 흥행 불패 신화를 만든 뮤지컬 <그리스>. 한국 버전은 잠시 잊어도 될 듯하다. 한국 버전에는 없던 자니 카지노와 티엔젤이 등장하고 같은 장면에서 다른 노래가 흘러나오기도 한다. <빨래>도 다른 모습으로 관객을 만난다. 달동네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무대에서 새로운 노래도 들을 수 있다. 젊음의 힘이 있는 ‘그리스’에서 삶의 윤기가 흐르는 ‘빨래’를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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