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nt color="darkblue">심야의 살인물 <엠 에볼>과 정통 심리극 <하녀들></font>
▣ 김수병 기자 hellios@hani.co.kr
간담 서늘한 무대 장치가 있어야만 공포에 사로잡히는 것은 아니다. 이홍렬의 ‘귀곡산장’이 무대로 옮겨갔다고 해서 오돌오돌 떨면서 객석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무대에서 공포를 이끌어내는 데는 눈에 보이는 공포보다 배우의 한마디가 유용하다. 지난해 홍콩 출신의 연출가 와이 킹 탕이 선보인 심리공포극 <우먼 인 블랙>은 한 중년 법무관이 젊은 시절 체험한 유령을 극중극 형식으로 설명하는데 선혈이 낭자한 핏빛 장면 하나 없이 관객을 공포의 도가니에 빠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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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도 새로운 코드로 관객을 공포로 이끄는 작품들이 잇따라 무대에 오른다. 프로젝트그룹 여름사냥이 대한민국 최초 심야 공포 연극으로 선보이는 <엠 에볼>(EM EVOL, 8월15일까지, 서울 대학로 두레소극장, 1544-5555)은 공연 시각부터 예사롭지 않다. 대개의 공연이 끝나는 시각에 공연장에 들어가는 순간 공포극의 배우가 된다. 사회적 결핍을 느끼는 대학 교수, 미혼녀, 고교생 등이 제례를 치르는 과정에서 관객들이 선택받은 자들을 대신해 제물로 무대에 오른다. 관객 참여형 공포는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면 살인 게임까지 벌인다.
심야 공포극 <엠 에볼>이 심리보다 형식에서 새로움을 추구한다면, 극단 옐로우룸의 <하녀들>(8월21일까지 주말만 공연, 서울 홍익대 주변 대안극장 옐로우룸, 02-3672-1677)은 정통 공포 문법을 유지하면서도 평일에 미술학원으로 쓰이는 초소형 무대를 효과적으로 활용한다. 극단적인 하녀들의 ‘마님놀이’에서 ‘나’를 볼 수 있다. 연출가 서주희씨는 “누구나 극한 상황에서 악마적 본성을 드러내면서 공포의 주체가 될 수 있다”면서 “탈출구 없는 상황적 공포, 부조리한 관계의 공포, 진실·거짓·반전의 공포 등을 체험해볼 만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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