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사람 사이> 펴낸 ‘예쁜 커플’ 여동완·현금호씨
▣ 유현산 기자 bretolt@hani.co.kr
서울 충무로 스카라극장 뒤편에는 ‘53-22’라는 아주 자그마한 카페가 있다. 넉넉잡아 10명만 앉아도 모든 좌석이 꽉 차버릴 것 같은 이 카페는 예쁜 미소를 가진 중년의 남자와 여자가 함께 운영하고 있다. 여동완(45)씨와 현금호(44)씨. 남자는 사진을 찍고 여자는 글을 쓴다. “부부세요?”라고 물으면 “그냥 같이 사는 관계인데요”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두 사람의 공동작업은 <커피>(가각본 펴냄)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씨는 사진작가인 여씨 글이 “한심하고 철자법도 틀려서” 이리저리 도와주던 차에, 아예 글을 써주기로 했다. 커피를 좋아하는 여씨 때문에 그 책을 냈다면, 최근 나온 <개와 사람 사이>(가각본 펴냄)는 동물을 좋아하는 현씨 때문에 기획했다. 한 사람의 관심사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상대에게 흘러들어간다.
<개와 사람 사이>는 개에 대한 실용서가 아니다. 이 책은 개가 인간과 어떤 관계를 맺어왔는지 역사를 보듬어가다가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라는 낯선 개념을 꺼내놓는다. 말 그대로 동물과 소통하는 사람이다. 애니멀 커뮤니케이터가 되려면 동물에게도 마인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마음을 열고 친구로 동물을 대해야 한다. 그 뒤에 명상과 집중을 통해 동물의 마음을 파악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런 일화도 있다. 독일에서 개가 집안 곳곳에 오줌을 싸자 고민하던 주인은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를 불렀다. 대화를 해본즉, 개는 주인이 물뿌리개로 화분에 물을 주는 것을 보고 주인을 기쁘게 하기 위해 오줌을 싼 것이다.
현씨는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를 일생의 사명으로 삼고 있다. 두 사람은 ‘유’라는 이름의 유기견을 키우고 있는데, 개를 키우는 방식을 놓고 토닥거리기도 했다. 개는 집안이 아니라 마당에서 자라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여씨는 침대에서 개와 같이 자려는 현씨와 말다툼을 벌였다. 결론은 그냥 그대로 놔두는 것. 개가 하고 싶은 대로 놔두면 되는 것이다.
부부가 함께 만든 출판사 ‘가각본’은 책 만드는 데는 철저하되, ‘마케팅’에는 철저하지 않다. 제살 깎아먹기식 할인경쟁에도 뛰어들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의 책은 늘 관심을 끌지만, 본전을 찾기 힘들다. 그래도 팔기에만 혈안이 된 ‘장사’는 하지 않겠다고 입을 모으는 이 커플이, 정말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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