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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판 ‘국정원 댓글 사건’?

미 대선의 관전 포인트, FBI의 ‘클린턴 전자우편 스캔들’과 트럼프의 ‘음모론’
등록 2016-11-08 23:23 수정 2020-05-03 04:28
2016년 11월8일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누가 승리할까?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지난 10월8일 워싱턴대학 토론회 뒤 등을 돌리고 서 있다. UPI 연합뉴스

2016년 11월8일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누가 승리할까?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지난 10월8일 워싱턴대학 토론회 뒤 등을 돌리고 서 있다. UPI 연합뉴스

결론은 이미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민주당 쪽으로 기운 듯했다. 하지만 9회말이 남아 있었다. 대선(11월8일)을 일주일여 앞두고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클린턴 전자우편’ 추가 수사 발표를 하면서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FBI는 넉 달 전, 클린턴이 국무장관 시절 개인 전자우편 계정으로 업무 보고를 받았다는 ‘클린턴 전자우편 스캔들’에 대해 “적절치 않지만 기소는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당시 공화당과 도널드 트럼프 대선 후보는 “FBI가 민주당과 사전에 입을 맞췄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FBI는 대선이 ‘카운트다운’을 시작한 상황에서 “클린턴 개인 것으로 의심되는 새 전자우편을 발견했다”며 수사를 개시한다는 서신을 의회에 보냈다. 시점이 워낙 민감하다. 민주당은 “부당한 선거 개입”이라며 FBI를 규탄했다. 반면 트럼프는 “FBI가 할 일을 했을 뿐”이라는 반응이다.

‘FBI 추가 수사 발표’ 뒤에도 언론이 발표한 선거 전망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가 11월2일 전망한 선거 결과는 클린턴 87%, 트럼프 13%였다.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워낙 컸고 부동층도 많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체 득표율로 보면 큰 차이가 나지 않더라도 주별로 따로 떼어 판세를 분석하면 클린턴의 우세가 명확하다. 미국은 전체 선거인단 538명(하원 의석 435+상원 의석 100+워싱턴DC 선거인단 3) 가운데 과반인 270명 이상을 확보하면 대통령이 된다. 주별로 ‘승자독식 원칙’에 따라 한 표라도 더 얻으면 배정된 선거인단을 모두 확보하는 방식이다. 후보들이 박빙 주에 자원을 쏟아붓는 건 당연하다.

가 분석한 결과를 보면, 클린턴은 최소 263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것이다. 트럼프는 148명이다. 박빙 주로 분류되는 곳들의 선거인단이 127명 정도인데, 트럼프가 클린턴을 꺾으려면 대부분의 박빙 주에서 이겨야 한다는 결론이다.

현실은 정반대다. 트럼프는 공화당 지도부와의 마찰로 보수층 유권자마저 결집하지 못했고, 애리조나주처럼 전통적인 공화당 우세 지역까지 클린턴에게 넘겨줄 위기에 처했다. 사전투표나 부재자투표에 참여하는 유권자마저 크게 늘어났다. 선거를 여드레 앞둔 10월31일, 등록 유권자의 약 15%인 2200만 명이 투표를 마쳤다. 일반적으로 사전투표가 클린턴에게 다소 유리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선거가 어떤 결과로 끝나더라도 이후 관전 포인트가 있다. 트럼프가 어떻게 행동할지다. ‘투표용지 안에서의 파급효과’(Down-Ballot Effect)가 얼마나 일어나 상원, 하원, 주의회의 지형이 어떻게 바뀔지는 선거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다.

그러나 대선에서 클린턴의 승리가 확실하다는 전망이 우세하자 트럼프는 부정선거, 조작, 엘리트 미디어와 정치권의 결탁 등 음모론을 들고나왔다. 선거 결과에 승복하겠느냐는 질문에도 단서를 달거나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그러면서 “내가 당선되면 상대 후보를 법적으로 처벌하겠다”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민주주의 선거의 대원칙은 ‘패자가 결과에 승복하고, 승자는 패자가 정치적 패배를 딛고 일어서 다시 권력을 견제하는 균형자 역할을 하도록 보장’하는 것이다. 이 대원칙을 ‘부패한 관행’ ‘낡은 정치’ ‘엘리트주의’로 치부하는 트럼프가 실제 선거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11월8일 이후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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