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못할 빗속의 남자들 이영표의 세 번째 월드컵은 그렇게 끝났다. 이청용의 첫 번째 월드컵은 이렇게 시작됐다.혼을 빼는 상대의 공격에 넋을 잃은 후배들을 향해 그가 포효했다. 초롱이 이영표가 그렇게 사자후를 토하는 모습을 전에도 보았던 적이 있던가. 그러나 그것은 후배를 질책하는 것도, 누...2010-07-02 17:04
투지보다 아름다움! 그 시작은 외로운 매가 토끼를 발견했을 때와 다름없었다. 왼쪽 윙백이 중앙 수비수에게 공을 건네는 순간, 그의 질주가 시작됐다. 가련한 그리스의 포백은 박지성의 급강하를 진작 예측했어야 했다. 묵묵히 그라운드를 부유하던 박지성이 느닷없이 뛰어나가자 깜짝 놀란 마크맨은...2010-07-02 16:40
식어가는 열광, 월드컵 국제축구연맹(FIFA)은 지난 2006 독일 월드컵의 누적 시청자 수를 262억9천만여 명으로 추산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지켜본 누적 시청자 수는 45억 명이었다. 올림픽과 비교해도 월드컵의 인기는 압도적이다. 우리나라의 월드컵 인기도 극성스러운 수준이다....2010-07-02 16:22
축구는 버디무비, 축구는 록음악, 축구는… 축구 해설가는 많아도 축구 평론가는 드물다. 평론이 흥해야 작품이 빛난다. 여기 축구에 대한 짤막한 ‘횡단 평론’을 모았다. 문학·미술·영화·음악·스포츠 평론가에게 ‘축구라는 작품’에 대해 물었다. 축구는 아름다운가요? 왜 아름답다고 느끼나요? “계획되고 정제된 것을...2010-07-02 16:05
‘내 멋대로’ 월드컵, 광장은 가라 붉은 옷을 입고 시청 앞 광장으로 나가는 것이 월드컵을 즐기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기업이 깔아놓은 멍석 위에서, 광고에서 가르쳐준 대로 응원을 하는 것만이 축구 관전법은 아니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월드컵을 관전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에게 6월은 ‘그들의’ 월드컵...2010-07-02 15:50
15초에 3억만 쏘세요‘한마디로’ ‘(앙드레김 목소리로) 어~엄 스마트~’.한국이 지난 6월23일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면 경기 뒤 처음으로 나올 뻔했던 SK텔레콤 광고다. 월드컵과는 전혀 관계없는 SK텔레콤의 세 가지 스마트폰을 알리는 내용이다. 이는 사실상 SK텔...2010-07-02 15:28
우리에게 축구는 국가였다 지난 시즌 우리나라 K리그 경기당 평균 관중 수는 1만1427명이었다. 일본 J리그의 1만9126명과 비교하면 절반에 가까운 수준이다.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경기당 평균 관중 3만4082명이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2만8568명에 크게 못 미친다. 국가대표 경기로 가면...2010-06-24 23:13
두려움 없는 축구를 향하여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도 어느덧 8년 전 일이다. 뜻밖의 성공은 달콤했지만, 축제가 남긴 그림자는 길고 짙었다. 전세계의 찬사와 갖가지 혜택은 선수들을 구름 위로 밀어올렸고, 히딩크 감독이 떠난 뒤론 누구도 그들을 지상 위로 끌어올리지 못했다. 히딩크의 자리를 ...2010-06-24 22:54
그 한 골, 세계의 냉소에 대한 북의 응답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대학의 초청강의를 끝내고, ‘월드컵 투어’를 시작했다. 개막전부터 결승전까지 10여 개 경기를 부부젤라가 웅웅대는 경기장에서 직접 관람하기로 했다. 나머지 경기는 ‘거리 응원’을 통해 소화할 계획이었다. 지난 6월12일 한국-그리스전에서 애...2010-06-24 22:48
게릴라도 월드컵 우승에 취한 아르헨티나 지난 2006년 독일 겔젠키르헨에서 펼쳐진 월드컵 C조 아르헨티나-세르비아몬테네그로 경기. 전반 31분에 터진 아르헨티나의 골에 전세계 축구팬들의 입은 동시에 크게 벌어졌다. 아르헨티나 진영에서 전개된 공격은 무려 24번의 패스를 거쳐 미드필더 에스테반 캄비아소의 깨...2010-06-18 15:55
돈을 줄게, 골을 다오단일 스포츠 이벤트로는 가장 큰 축제인 월드컵은 온 세상을 들썩이게 하는 마력이 있다. 하나가 된 세계인들의 꿈은 4년마다 돌아오는 여름을 화려하게 채색하지만, 그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어두운 이야기도 있다. 편파 판정, 음모론, 승부 조작에 관한 의구심이다. 우...2010-06-18 15:44
소년의 꿈은 ‘바파나 바파나’ “축구가 삶과 죽음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난 그런 사람들에게 매우 실망한다. 축구는 삶과 죽음보다 훨씬 심각하다.” -영국 리버풀 축구클럽 전 감독 빌 섕클리경기 종료 1분 전, 미드필드에서 왼쪽 구석으로 공이 넘어왔다. 빠르고 낮은 센터링은 지체 없이...2010-06-11 22:07
가난을 쥐어짜 ‘서구의 맛’을 선보이다13살의 피터 헥터슨은 축구를 좋아하는 평범한 소년이었다. 1976년 6월16일 오전 9시, 피터는 누나와 함께,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소웨토의 거리로 나섰다. 총을 맞았다. 피 흘리는 피터를 안고 누나 앙투아넷은 울부짖었다. 피터는 백인 정권에 항거한 ‘소웨토 학생 ...2010-06-11 21:49
제2의 아파르트헤이트, 제노포비아흑단은 무겁고 단단하다. 2~3주 동안 나무를 물에 담근 뒤에야 칼이 먹힌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그 흑단을 깎아 조각한다. 케이프타운 도심 한복판에 있는 ‘그린마켓’ 상인들은 흑단 조각품을 주로 판다. 흑인들이 포장마차를 끌고 나와 저마다 준비한 토속품을 진열하고 손님...2010-06-11 21:29
‘여행 유의 국가’의 뒷골목남아공 현지 취재를 떠나기 전, 가장 걱정한 것은 치안이었다. 남아공은 한국 외교부가 지정한 ‘여행 유의 국가’다. 인터넷에 떠도는 남아공 관련 글은 무시무시했다. 살인·강도·성폭행 등이 한국보다 6~40배까지 많이 일어난다는 내용이었다.첫날, 요하네스버그 공항에 도착...2010-06-11 2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