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 열심히 보았다. 송재빈(정준호)은 옛날에 내가 좋아했던 강민(안재욱)을 떠올렸다. 키스하는 장면에서 오랫만에 가슴이 뛰었다. 예전에 홀딱 빠졌던 강민처럼. 강민 때처럼 언니도 함께 좋아했다. 거참, 처음에는 공감할 수 있으니 다른 사람이 좋아하는 게 좋다가 사랑이 깊어지면 그마저도 질투나게 마련이다. 상대는 달랐지만 둘 다의 상대역은 최진실이다. 당연히 내가 감정이입한 것도 최진실이다. 최진실이 사랑하기에 나도 사랑하게 되었다. 최진실이 사랑받기에 나도 가슴이 떨렸다.
수색을 지나다가 라디오에서 소식을 들었다. 변진섭의 노래가 끝나고 진행자 이문세는 “고 최진실씨가 좋아하던 노래입니다”라고 말했다. 딴짓하다가 무슨 말씀?, 했다. 사실이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들고 있던 신문에도 그런 소식은 없었다.
수색에 있는 다리에는 ‘요절 주의’라고 쓰여진 팻말이 있다. ‘요철주의’지만 점 떼고 그렇게 읽힌다. 요철이 많은 세상이다. 마음을 속썩이는 요철들에 다치며 산다. 넘으면 또 나타나고 넘으면 또 나타난다. 넘을 땐 속도를 늦추고 혹시 마음이 덜컹였다면 잘 기억하고 조심하라. 이곳은 예외적인 곳. 일반적으로 요철을 주의시키는 이런 친절을 찾아볼 수 없다. 그러니 언제나 주의하면서 살아야 한다. 요철 많은 세상에 다쳐 요절할지도 모른다.
사진은 허리가 꺾이는 것에 주의하면서 운전 중 핸드폰 카메라로 촬영했다. ‘요절 주의’를 아예 금지시켰으면 좋겠다. ‘요절 금지’.
구둘래 기자 http://blog.hani.co.kr/any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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