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MZ세대, ‘한국군 학살’을 말하다“한국군의 민간인 학살을 경험한 피해자가 그 트라우마 때문에 한국 사람이 보이면 몸이 벌벌 떨린다며 울었다. 어떻게 이런 걸 모르고 살았나 하는 생각에 큰 충격을 받았다. 이런 나라의 언어를 배우는 한국학을 전공한 걸 후회하기도 했다.”직장에 다니며 11년째 한국에 사...2025-04-19 20:34
당신도 ‘어번스케처’가 되고 싶다면…서울 한복판 도시의 허파처럼 자리한 서울광장, 그 땅 밑에 뜻밖의 문화공간이 있다. 덕수궁 앞 지하도로 들어가 을지로입구역 방향으로 걷다보면 서점, 갤러리, 샌드아트, 뜨개질 공방 등이 줄지어 늘어선 땅속 문화거리를 만난다.이 중 갤러리에서는 ‘길 위의 그림’ 어번스케...2025-04-05 19:16
불면증도 스트레스도 말 타며 날려볼까좋은 날에 춤추는 게 아니라 ‘좋은 날’과 춤춘다. 도심과 멀지 않은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구산동 승마장에서 이찬주(37)씨가 ‘파인데이’라는 이름의 다섯 살배기 말과 놀고 있다. 말이 좋아하는 당근을 몸 뒤로 감추고 달리다가 데이가 쫓아와 콧김을 내뿜으며 얼굴을 들이...2025-03-22 16:48
60년 외길 시계장인의 하루서울 중구 소공동 한화빌딩 앞에서 지하 어귀로 들어서면 첫눈에 만나는 모습이 있다. ‘시계와 함께한 외길 60년’이란 팻말 뒤편에서 돋보기가 달린 안경을 쓴 채 골똘히 일하고 있는 수리기사를 창 너머로 만난다.그 모습 아래 ‘숙명’이란 시구가 적혀 있다. “일터에 오면...2025-03-08 20:21
까마득히 높은 신축 아파트 너머, 5일마다 열리는 백스무 살 일산장아파트가 밀집한 수도권 역 주변에 100년이 훨씬 넘은 오일장이 선다. 3과 8로 끝나는 날에 장이 서는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동 일산장이 그곳이다.일산시장은 경의선 철도가 개통된 1906년 문을 연 것으로 전해진다. 러일전쟁을 일으킨 일본이 임시군용철도감부를 설치...2025-02-22 20:44
21년 만에 ‘춘식이’로 돌아온 낭만의 레트로, 교외선 열차청춘의 설렘을 품고 서울 외곽을 달리던 교외선 열차가 아파트촌 사이로 다시 달린다. 2004년 운행을 중단한 지 21년 만이다. 전기 배선이 없는 옛 선로 위로 노란색 디젤기관차가 앞뒤에 붙어 객차를 끈다. 노란색과 갈색의 위아래 배색이 카카오 캐릭터 ‘춘식이’를 연상...2025-02-08 19:38
‘파란 키세스’ 조선소 노동자 유최안 껴안다겨울비가 내린 2025년 1월13일 밤, 파란 비옷을 둘러쓴 청년들이 서울 중구 청계천로 한화 본사 앞으로 하나둘 모여들었다. 이들은 비티에스(BTS)의 ‘아미밤’ 등과 같은 응원봉을 들고 있었다.까마득히 높은 한화빌딩을 배경으로 갖가지 깃발이 펄럭인다. ‘대한수족냉증...2025-01-18 20:23
우린 축제처럼 데모하지눈이 웃는다. 입이 달싹인다. 어깨는 들썩인다. 발꿈치가 들려 몸이 솟구친다. 서로에 휩싸여 앞으로 나아간다. 드문드문 외국인도 섞였다. 거리 축제인가, 유명 페스티벌일까.2024년 마지막 토요일인 12월28일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4차 범시민대행진’이 펼...2025-01-04 20:43
종이컵 촛불의 데자뷔? 아이돌 응원봉 물결2016년 서울 광화문광장을 붉게 물들였던 촛불이 2024년 12월7일 8년 만에 여의도를 가득 메웠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이날, 애꿎게 또다시 순식간에 코끝이 빨개지는 12월 맹추위다.말 그대로 ‘데자뷔’라 할 만한 풍경이지만 찬찬히 살...2024-12-14 21:08
일본 홋카이도 푸른 담수호가 유난히 짙푸른 이유바닷물이 아닌데도 짙게 푸른 담수호가 일본 홋카이도에 있다. 우리나라 관광객들에게 ‘청의 호수’로 알려진 아오이이케로 이는 일본어 ‘青い池’를 직역한 것이다.이 호수가 유난히 푸른 것은 물속에 자연에서 생겨난 수산화알루미늄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수산화알루미늄은 흰색 ...2024-11-30 23:08
칠순의 눈빛과 댕댕이의 눈망울이 만나면 쑥스러운 표정의 한 어르신이 살그머니 강의실에 들어와 자리에 앉는다. 곧 뒤따라 들어온 어르신이 눈빛 인사를 건넨다. 어르신들이 하나둘 테이블 주위로 둘러앉아 자리를 채운다.잠시 뒤 파란색 유니폼을 입은 동물매개치료사들이 크고 작은 켄넬(반려동물 이동장)을 ...2024-11-16 20:36
꽃 159송이가 별이 되어 국회로…꽃 159송이가 별이 되어 국회로 왔다. 별을 맞는 국회 마당 가로수엔 보랏빛 목도리가 둘러졌다. 의원회관 벽면엔 “우리에겐 아직 기억해야 할 이름들이 있습니다. 159명의 별을 잊지 않겠습니다”란 펼침막이 걸렸다.이태원 참사 2주기를 맞은 2024년 10월29일 서울...2024-11-04 09:50
작별하지 않고, 우리는 걷는다“단풍이 물들고 찬바람이 불면 그때가 떠올라 가슴이 미어진다.” 이태원 참사로 희생된 김의현씨의 엄마 김호경씨가 말한다.이태원 참사 2주기를 보름여 앞둔 2024년 10월12일 유가족과 시민들이 서울 도심 속 청계천 둔치를 함께 걷는다. 커다란 왜가리 하나가 길을 인도...2024-10-19 16:54
‘성난 사람들’이 또 외친다 “물러나라”광장에 사람들이 모인다. ‘성난 사람들’이 함께 외친다. “물러나라.”2024년 9월28일 오후 숭례문부터 서울광장까지 서울 세종대로가 사람들로 가득 찼다. 이들은 ‘퇴진광장을 열자!’라고 적힌 대형 펼침막을 머리 위에 펼쳤다. 노동자·농민·빈민·여성·청년·교수·대학생...2024-10-05 21:59
우주야, 열 밤 자고 할아버지 만나자두 살배기 포메라니안 우주가 반려인과 떨어져 숙소 생활을 한다. 2024년 9월2일 이곳에 들어와 벌써 9일째다. 아무래도 이번 추석 연휴는 이곳에서 날 성싶다.우주의 반려 할아버지는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일흔넷의 나이에 2024년 4월 오른쪽 슬개골과 발...2024-09-21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