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 언론은 민주주의 가꾸는 파트너대한민국에는 전 국민이 전문가이고 해설가인 분야가 두 군데 있다고 하는데, 바로 축구와 정치입니다. 입 가진 사람은 누구나 한마디씩 던지니 축구선수와 정치인은 늘 ‘욕받이’ 신세입니다. 온 국민이 경쟁자인 직업 해설가와 평론가도 피곤할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에는 ‘범국...2023-04-07 22:53
이런 글은 당신보다 챗지피티가 100배 잘 쓴다챗지피티(ChatGPT) 열풍이 좀처럼 식을 줄 모릅니다. 복잡한 수학 문제를 풀고, 논문 초록을 작성하며, 짧은 소설까지 써내는 이 대화형 인공지능이 불러올 파란에 대한 논의가 무성합니다. 언론계도 예외가 아닙니다. 눈 깜빡할 사이에 그럴듯한 정보를 만들고 방대한 자...2023-03-18 10:20
‘기레기 적폐 청산’하면 속 시원할까요?대한민국에서 언론개혁만큼 많은 국민이 동의하는 개혁 과제가 있을까요? 정치개혁 말고는 없을 것 같습니다. 언론에 문제가 있고 개혁이 필요하다는 데 반대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문제는 각론에 있습니다. ‘어떤 언론개혁이냐’를 구체적으로 물어본다면 얘기는 조금씩 ...2023-02-03 21:06
보수언론, 노조 때려놓고 ‘아니면 말고’얼마 전 노동 분야를 주로 취재하는 기자들에게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산업재해 사망사고를 다룬 기사에는 악성 댓글을 찾아보기 힘든데, 노동조합과 관련된 기사에는 반대로 좋은 댓글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겁니다. 20년 전만 해도 둘 다 ‘빨갱이’ 냄새가 난다며 금기...2022-12-17 01:44
언론의 지나친 쏠림, 빠른 망각의 악순환 끊어야3주에 한 번씩 이 칼럼의 마감일이 다가올 때마다 저는 ‘가난한 집 제사 돌아오는’ 심정이 무엇인지를 실감합니다. ‘이번호엔 또 어떤 주제로 200자 원고지 15장을 채울 것인가’에 대한 부담 때문입니다. 제가 가진 얘깃거리가 부족한 탓이 크겠지만, 이 고민은 한국 공...2022-11-30 15:23
세월호의 뼈아픈 교훈 벌써 잊었나몇 년 전부터 기사 제목에 자주 쓰이는 ‘골든타임’이라는 단어를 볼 때마다 저는 잠시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인명구조와 관련 없는 경제나 사회 뉴스라면 더 그렇습니다. 제가 이 단어를 처음 접한 게 세월호 참사 때였고, 여전히 이 단어를 보면 세월호를 떠올리게 되기 때문...2022-11-07 20:43
태풍이 동해안으로 향하면 ‘다행’?2022년 9월 ‘역대급’일 거라 예상했던 태풍 힌남노가 지나간 뒤 일부 누리꾼이 음모론을 제기했습니다. 윤석열 정권에 불리한 이슈를 덮으려 언론이 별거 아닌 태풍을 놓고 ‘초대형’이라는 호들갑을 떨었다는 겁니다. 재난 대응은 지나친 것이 모자란 것보다 백배 낫다는 점...2022-10-16 17:59
언론이 ‘그린워싱’ 나팔수 노릇 해서야불타는 이층집에서 한가롭게 즐기는 낮잠. 기후위기에 눈감고 귀 막은 우리 상황이 이런 게 아닐까요? 1층의 불씨가 걷잡을 수 없이 번져 조만간 우리가 있는 2층을 덮칠 게 뻔한데, 아직 먼 미래의 일이라며 대책 없이 단잠에 빠진 겁니다. 불을 끄는 방법이 없는 건 아니...2022-09-24 23:30
소방관처럼 기자들도 앓는 ‘마음의 병’얼마 전 정신과 전문의와 함께 언론인의 직업문화에 관해 이야기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전문의가 내린 ‘진단’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기자라는 직업집단이 소방관과 유사한 심리적 위험 상태에 놓여 있다는 얘기였습니다.소방관은 ‘마음의 병’을 얻기 쉬운 직업입니다. 소방...2022-08-31 20:52
윤 대통령의 실언, 도어스테핑은 죄가 없다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취임 두 달 만에 날개 없이 추락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이 지지율 폭락의 원인을 ‘도어스테핑’(Doorstepping)에서 찾는 것 같습니다. 도어스테핑은 윤 대통령이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 출근길에 기자들의 간단한 질문에 답하는 ‘약식 ...2022-07-27 18:48
‘오보’ 딱지 남발에 진실이 묻힌다면기자를 ‘기레기’라 부르는 게 예사로운 일이 된 건 2014년 세월호 참사 때부터입니다. 한국 언론의 가장 부끄러운 ‘흑역사’라 할 만한 ‘전원 구조’ 오보가 결정적 빌미가 됐지요. 언론에 대한 신뢰 추락을 부른 주범은 오보입니다. 반복되는 오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2022-07-06 01:16
팬덤정치의 덫에 걸린 언론바야흐로 ‘세계관’의 시대입니다. 요즘 인기를 끄는 아이돌이나 콘텐츠에서 빠지지 않는 것. 바로 배경이 되는 자기만의 세계관, 탄탄하고 일관된 서사로 구성된 가상의 ‘유니버스’입니다. 이 세계관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소비자끼리 긴밀히 교감하고 소통하면서 만들어지는 게...2022-06-12 21:28
목숨 걸고 ‘차별금지법’ 외쳐도 언론에 한 줄 나지 않는 이유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두 활동가가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였습니다. 이종걸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대표와 미류 책임집행위원입니다. 4월 11일 시작한 농성은 5월 19일까지 39일간 이어졌습니다.단식은 그야말로 최후의 투쟁 방법입니다. 하나뿐...2022-05-21 17:20
‘네편내편 저널리즘’을 넘어이제 얼마 뒤면 윤석열 정부가 출범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을 손꼽아 기다리는 분도,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분도 계실 겁니다. 하지만 2022년 3월9일 치른 선거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그가 앞으로 5년간 이 나라의 대통령이라는 건 움직일 수 없는 사실입니다. 대한...2022-05-04 00:20
이준석, 포퓰리스트의 혀가 칼이 될 때“당신은 국민의 적이다.”(You are the enemy of the people.)2019년 방영한 영국 드라마 (Years & Years)에 나오는 정치인 비비언 룩의 대사입니다. 혜성처럼 등장한 그는 사람들이 차마 입 밖에 꺼내지 못했던 말을 속 시원히 해주는 ...2022-04-13 2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