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를 쌓아가는 일“선생님은 제가 기억하죠. 다른 사람들은 몇 번 오다 마는데 선생님은 계속 오시네요.”50대 후반인 경준(가명)님은 15년 전 뇌졸중 발병 뒤 편마비 증상이 후유증으로 남았다. 발병 뒤 충분히 재활하지 못했고 마비 증상이 심해 거동이 어려워졌다. 가족이 있지만 헤어지고...2024-12-01 08:50
차별이 만든 ‘숨막히는' 현실, "당신을 사랑합니다"의 혁명적 의미나는 명상이 싫었다. 어머니 지구, 영성, 치유, 비폭력 대화가 싫었던 것과 동일한 이유다. 여성주의가 세상을 바꾸지 못해서 다치고 아픈 여자들이 결국 내면의 평화에 집착하게 되는 것 같아서, 어쩌면 그보다도 그걸 하는 여자들이 서로의 속을 뒤집고 지지고 볶는 것이 넌...2024-12-01 08:48
전쟁이라는 자본주의적 ‘이성’두 개의 전쟁이 시작된 지 1000일과 400일이 지났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벌이는 전쟁은 2022년 2월24일 개전했고,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에서 벌이는 전쟁은 2023년 10월7일 개전했다. 그동안 러-우 전쟁에서는 최소 17만 명 이상의 군인과 1...2024-11-30 23:26
윤석열, 낯 세우고 아내도 지키려면여여까지 대치 중이다. 대단한 싸움도 아니다. 고작 당원 게시판에서 누가 누구를 욕했느냐가 이슈다. 상대가 ‘공작’했다고 서로 침 뱉는다. 한가하고 한심하다. 누가 누구에게 어떤 욕을 했는지가 그리 대수랴. 정작 국민 다수는 관심도 없다.현 정부를 겪으면서 상당수 국민...2024-11-30 21:02
65살의 초보 감독 팻 머피, 공감형 명장이 궁금하면 그를 보라#1.스프링 트레이닝 때였다. 운동 중이던 크리스티안 옐리치와 브라이스 투랑에게 ‘머프’가 다가왔다. 대화하던 중 그는 후드 티 주머니에서 팬케이크를 꺼내서 옐리치 등에게 줬다. 일명 ‘머프의 파우치 팬케이크’다. 어떤 날은 주머니에서 와플이 나왔다. 어떤 날은 계란말...2024-11-30 18:03
평생 몰입으로 살아온 말간 얼굴, 나의 귀인“콘셉트가 중요해요.”책방을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조언이다. 심란하다. 그걸 모르는 사람이 있나? 그 콘셉트가 없는 게 문제 아닌가. 책방이 들어설 건물을 피해 다닌다. 1988년부터 2004년까지 동네 유일한 목욕탕 ‘약수탕’이었다. 그 뒤로 17년간 비어 있다...2024-11-30 17:52
교착 정국 교착은 어떤 상태가 굳어서 조금의 변동이나 진전 없이 멈춰 있는 형국이다. 2024년 11월 한국 정치가 정확히 교착상태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시민의 신뢰는 이미 붕괴했다. 대학 곳곳에서 대통령 하야나 임기 단축 개헌을 요구하는 교수들의 시국선언이 이어지...2024-11-24 20:09
시대를 꿰뚫은 기자, 비밀결사를 이끌다주종건은 유능한 저널리스트였다.온 사회의 이목을 끄는 현안이 제기되면 그에 대응하는 기사를 기민하게 써냈다. 단편적인 보도 기사가 아니었다. 사안의 자초지종과 성격을 보여주는 심층적인 탐사보도 기사를 내놓았다.보기를 들어보자. 물산장려운동이 전 조선의 여론을 뒤흔들며 ...2024-11-23 22:21
대형 크루즈가 남기는 폐기물과 탄소, 그리고 질문“근본적으로 고급호텔이란 200명에게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지도 않은 것에 터무니없는 호된 값을 치르게 하기 위해 100명이 죽어라 일하는 곳이다.”100여 년 전, 조지 오웰이 ‘파리와 런던의 따라지 인생’에서 한 이야기. 엊그제 누가 한 말이라 해도 어색하지 않다. ...2024-11-23 20:11
채취 난자 없다고 지원금도 0?내 몸과 내 가정 문제라고만 생각하던 난임이 사회와 연결돼 있음을 꽤 자주 깨닫게 된다. 대표적인 순간이 병원비를 결제할 때다. 진료받고 의사로부터 처방받은 주사제의 값이나 수술 처치료를 지불할 때 정부의 난임 시술 지원금으로 일부 금액을 결제할 수 있다. 사회가 난임...2024-11-23 20:07
흔들리는 시작, 브랜드로 탄탄하게 얼마 전 나는 큰 결심을 했다. 내 이름에 브랜드라는 도장을 찍기로 한 것이다. 브랜드란 대체 무엇일까? 단순히 로고와 명함, 홈페이지로 정의할 수 없는 어떤 것.브랜드 디자이너 김태일님을 찾았다. 그가 운영하는 스튜디오 이름 ‘다이스앤플라이'에서부터 그의 ...2024-11-23 19:51
절박한 사람들, 절박한 정치가 필요해카멀라 해리스가 미국 대선에서 진 이유를 이 글에서 모두 설명하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해리스의 패배가 어중간한 리버럴 정치의 한계를 보여줬다는 점에 대해선 어느 정도 말할 수 있을 것 같다.우선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에서 벌이는 전쟁에 대한 어중간한 대처...2024-11-17 16:39
무차별 차량 돌진·칼부림…‘다크나이트’가 된 ‘중국몽’※기사에 등장하는 ‘리핑’과 관련한 내용은 익명 취재원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지명 등만 바꿔 작성했습니다. 2024년 11월11일 월요일 오후. 중국 광저우에 사는 57살 남성 리핑은 할 일 없이 시내 중심가 쇼핑센터 주변을 배회하고 있었다. 벤치에 앉...2024-11-16 22:48
‘좋거나 나쁜 트럼프’ 이분법을 넘어서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된 사건은 전세계에 충격을 안겼지만, 그중에서도 한국의 반응은 유독 인상적이었다. 실시간으로 개표 결과를 확인하고 트럼프가 돌아온 이유에 대해 갑론을박을 벌이며 책임 소재를 따지는 등, 어쩌면 미국인보다 미 대선에 ‘...2024-11-16 22:31
고독은 쌓고 공감은 나누고… 글쓰기 공동체를 이루는 법제 연구실 테라스 난간 위에는 볼품없는 플라스틱 화분이 하나 있습니다. 게으른 주인 때문에 잠깐 꽃이 피었다가 이내 말라 죽어 흙만 담겨 있었습니다. 흙을 버리지 못하고 다른 화분이 생기면 분갈이할 때 섞어주겠다는 마음으로 달걀 껍데기, 귤껍질, 사과 꽁다리, 안 먹어...2024-11-16 19: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