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의 생떼는 끝났다생떼는 끝났다. 윤석열이 선포한 12·3 비상계엄은 한마디로 생떼였다. 그는 한국의 정치체제에서 가장 많은 권한을 지닌 통치권자이면서도 야당과의 정치적 갈등을 조정하거나 타협하는 데 그 권한을 쓰지 않고 총칼을 동원해 헌정을 파괴하고 권력 독점을 시도하는 생떼를 부렸다...2025-04-09 08:26
4월4일 이후에도 함께 사는 법“간첩들이 없는 곳이 없다 카드라.” 엄청난 고집을 자랑하면서도 어울리는 사람을 따라 쓰는 단어와 표현이 바뀌는 내 엄마는 요새 유튜브에 빠진 친구와 가끔 만난다. 그분의 알고리즘이 더 고약해진 모양이다. 천동설 수준의 부정선거 음모론이나 인종 혐오가 아니면 그냥 넘어...2025-04-06 10:21
잃고 싶지 않은 맛, 시금치 커리를 끓이며처음 보는 하늘이었다. 황토색 구름 뒤로 시뻘겋게 빛나는 태양이 붉은 신호등처럼 매달려 있었다. 지붕을 덮을 것처럼 낮게 흐르는 누런 구름의 틈 사이로 맑은 하늘이 비치는 기묘한 풍경이었다. 미세먼지와는 달랐다. 설마 여기까지 날아온 걸까.두껍게 하늘을 가로지르는 저것...2025-04-06 10:06
아픈 친구의 나라에 어떤 위로를 전할 수 있을까분노와 좌절이 널뛰는 마음으로 헌법재판소의 선고를 기다리다 4월이 왔다. 탄핵 선고가 나올 때까지 모든 일정이 긴급이고 일상은 예외 상태가 돼버린 활동가 친구가 길바닥에 앉아 김밥을 먹는 사진을 보았다. 한 손에 ‘윤석열들 없는 나라, 차별금지법 있는 나라’ 팻말을 든...2025-04-05 19:20
왜 의사 정원은 한 명도 늘릴 수 없나의대생이 돌아왔다. 오랜 의정 갈등을 거치는 동안 의사가 꿈이라는 이들의 말을 참 자주 들었다. 총리, 장관, 양당 대표 등 주요 정책 결정권자 모두가 그들의 말을 경청하겠다고 나섰다. 미디어도 앞다퉈 보도했다. 이미 엄청난 특권이다. 세종호텔 해고 노동자들은 1천 일...2025-04-05 19:12
비극으로 막 내린 젊은 지식인의 혁명막다른 길에 부딪혔을 때, 양명(梁明)은 소비에트 러시아로 망명하는 길을 택했다. 1930년 중반, 국외 근거지에서 공산당 재건 운동을 전개하는 것은 이제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국제당 동방비서부의 지휘를 직접 받지 않는 당 재건 운동은 모두 ‘종파’로 간주되...2025-03-29 23:21
때 지난 글이 되길매일 아침 빗소리가 들리길 바라면서 눈을 뜬다. 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스마트폰으로 날씨 앱을 켜고 한반도 위에 비구름대가 어디까지 펼쳐져 있는지 살펴본다. 경남 산청·하동에서 산불이 발생한 지 7일째인 2025년 3월27일 아침, 비구름대는 산불 발생 지대를 교묘하게 ...2025-03-29 23:09
밥의 신성함 말하면서 밥하는 노동을 하대하다니나와 내 반려견 몽덕이는 경남 남해에서 여기저기 얻어먹고 산다. 밥때가 되면 제집 가듯 개를 끌고 책방 앞 동동빵집이나 옆집 동고동락협동조합으로 가 밥을 먹는다. 다이어트 사료 먹으면 뭐 하나. 뚱뚱했던 몽덕이는 살이 더 올라 물개를 닮아가고 있다.바람이 가르쳐준 상추...2025-03-29 21:02
살아서도 죽어서도 착취당하는 대만 배우 서희원“팔로 미.”잘생기고 다부진 체격을 가진 남자가 영어로 “따라와라”라고 했다. 그는 당시 중국 요식업계의 최고 재벌로 떠오르고 있던 장란(67)의 개인 경호원이었다. 그를 따라 베이징 최고 부촌에 자리한 장란의 자택을 방문했다. 한국 언론사의 요청으로 이루어진 인터뷰를...2025-03-29 21:01
이주민에게 한국은 늘 그랬다2024년 12월3일, 밤 9시에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일어났을 때, 계엄이 있다가 없어진 세상이 있었다. 사람들은 그날 일찍 잠든 내가 진정한 승자라고 했다. 영광 없는 승자로 100일 넘게 살고 있다.그 겨울, 취재를 위해 한국 현대사 자료를 읽었다. 책 곳곳...2025-03-29 20:49
임신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몸? 선배 난임 여성이 전하는 말1년 넘는 난임 시술 끝에 아기를 얻은 후배는 시술 기간을 힘겹게 돌아봤다. “선배, 임신과 출산, 육아는 더 힘든 과정이더라고요. 너무 힘들면 선배, 굳이 난임 시술 계속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해요.”1년의 육아휴직 끝에 돌아온 후배는 임신, 출산, 육아 기간 동안 너...2025-03-29 20:47
진짜 한식, 불닭볶음면이 다가 아니에요최근 블랙핑크 제니가 국외 유명 토크쇼에서 ‘바나나킥'을 소개하자, 제조회사인 농심의 시가총액이 몇천억원 껑충 올랐다. 불닭볶음면은 ‘챌린지' 콘텐츠로 전세계를 휩쓸었고, 떡볶이와 김치는 더는 Spicy Rice Cake(매운 쌀 케이크)나 Korean Fermente...2025-03-29 17:59
가지 치고 분갈이할 때 새 글이 온다봄이 되면 하는 일이 있습니다. 마당에 있는 보리수나무와 산수유나무를 가지치기하는 겁니다. 가지들이 곧게 자라게 하고, 같은 값이면 보기도 좋게 만들기 위함입니다. 가지가 한 방향으로 자라야 바람도 잘 통하고 서로의 성장을 방해하지 않습니다. 다른 방향으로 뻗어 어깃장...2025-03-29 17:02
“인권을 정치화하지 말라!”는 반인권적인 말다른 학문과 구별되는 역사만의 특징이 있다면 아마 모든 것을 시간 속에 놓고 바라본다는 점일 터다. 이는 단순히 과거를 중요히 여긴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역사는 그게 무엇이든 자연히 주어진 것, 고정된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긴 흐름 가운데서 대상의 변화와 지속, 연...2025-03-25 11:45
지탱하는 시민, 전횡하는 엘리트김형수는 기어코 30m 높이 시시티브이(CCTV) 관제탑에 올랐다. 관제탑에 앉아 다리를 펴면 종아리 아래가 공중에 뜬다. 조선업 하청노조 지회장인 김형수는 “불황이 오면 희생을 강요하고 수천억 흑자를 내면 떡고물 조금 던져주는” 원청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에 원·...2025-03-22 2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