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제공
2025년 1월19일 발생한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를 기록하러 현장에 들어갔다가 대법원에서 벌금 200만원 확정판결을 받은 정윤석 다큐멘터리 감독은 법률·문화·사회시민단체들의 도움을 받아 2026년 5월 ‘재판소원’을 청구했다. 헌법재판소는 7월 정씨가 “유죄 확정판결을 취소해달라”고 낸 재판소원을 정식 심리하기로 하고 사건을 전원재판부에 회부했다. 정 감독의 변호를 맡은 서채완 변호사(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 부소장)에게 현재 진행 중인 재판소원의 쟁점과 전망 등을 들어봤다.
―헌재의 재판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본안 심리에 회부된 뒤 공개변론을 신청했지만, 헌재로부터 아직 회신은 없는 상태다. 재판소원 1호 사건(녹십자 백신 입찰 담합 관련)에 대해 헌재가 10월 공개변론을 열기로 결정했는데, 정 감독 사건 역시 공개변론 요청을 받아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단순히 ‘개인 정윤석’에 관련된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차원에서 파급력이 큰 사건이기 때문에 공개변론을 통한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최근 검찰이 헌재에 “청구를 기각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냈다.
“검찰은 공소제기와 법원 판단이 모두 정당했다고 주장한다. 특히 ‘사전에 서부지법의 출입 허가를 받은 언론사 소속 기자들은 불송치하고, 출입 허가를 받지 못한 정 감독만 기소한 것이라 평등권 침해로 보기 어렵다’는 식의 의견을 담았다. ‘사전 출입 허가 여부’가 과연 유무죄 판단 기준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출입증을 받은 것을 ‘허가’라고 표현하는 것 같은데, 출입기자로 등록한 사람만 취재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이 주장이야말로 ‘정보 접근에 대한 사전 허가가 필요하다’거나 ‘정보 접근의 허가 권한이 서부지법에 있다’는 의미인데, 그 자체가 차별적 발상이다.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 등 권리 차원에서 봤을 때 공적 사안에 대한 정보 접근은 ‘허가’가 필요하지 않다.”
―이번 재판소원의 핵심 쟁점은 무엇인가
“헌재에서 다뤄져야 할 가장 중요한 부분은 결국 ‘우리 사회에서 저널리스트가 갖는 표현의 자유, 그 보호 범위가 어디까지인가’다. 변호인단은 예술인권리보장법과 국제인권규범 등에 비춰 당연히 보호받아야 할 권리, 즉 기본권이 침해됐음에도 대법원이 이를 충실히 심리하지 않았기에 이를 바로잡아달라고 주장한 것이다. 더불어 법 집행이 언론사 소속 기자와 프리랜서 예술가(기록자)에게 차별적으로 적용된 부분이 옳은지에 대한 판단도 구하는 것이다. 저널리스트는 기자(언론인)로 번역되는 경우가 많은데, 국제인권 기준에 따르면 ‘저널리즘의 기능을 하는 사람’이다. 즉, 기능적 접근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우리 검찰과 법원은 ‘어디 소속이냐’를 중심으로 구분해 차별적 법 집행을 했다.”
―향후 일정과 결과에 대한 전망은.
“결과가 언제 나올지는 가늠할 수 없다. 법적으로 심리를 180일 안에 하게 돼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다. 일단 본안 심리 회부 자체도 상징성이 크다. 패소를 상상하진 않지만, 만일 재판소원 결과도 ‘유죄’로 남는다면 대한민국 저널리즘에 큰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직업언론인(언론사 소속 언론인)에 의한 언론 활동만이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검찰과 법원은 정윤석 감독이라는 한 사람만 희생자로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 희생자 한 명이 사법적 오점이 될 수 있다. 예술인으로서 한 개인의 존엄성이 훼손될 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 끼치는 악영향이 클 것이다. 정 감독 사건이 헌법의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한겨레21에 바라는 점은.
“민변에서 다양한 사건을 담당하며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전하는 언론의 역할이 질적으로 아쉽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한겨레21이 지금까지 그런 역할을 잘해줬다. 앞으로도 심층 보도를 통해 부당한 일을 당한 당사자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길 바란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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