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48년 10월 여순사건 때 진압군이 민간인을 검문하고 있는 장면. 여수지역사회연구소 제공
여수·순천 10·19 사건(여순사건)에 북한이 개입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무려 제주 4·3 사건 추념일 하루 전, 그것도 제22대 총선 국회의원 후보에게서 나온 주장이다.
4·10 총선 전남 여수갑 국민의힘 박정숙 후보는 2024년 4월2일 한국방송(KBS) 순천방송국 토론회에 출연해 “여순사건을 ‘14연대 반란 사건'으로 바꿔 불러야 한다”며 “북한의 지령을 받아 (14연대가) 반란을 일으켰다. 여순사건특별법을 여순반란사건특별법으로 명칭을 개정하겠다”고 말했다.
여순사건은 1948년 10월19일 여수에 주둔한 제14연대 병력이 군의 제주 4·3 봉기 무력 진압 명령에 반대해 봉기를 일으킨 사건이다. 이들은 정치적 이유로 동포 죽이는 것을 거부했다. 이후 대중 봉기로 전환됐으나, 국군에 무력 진압됐다. 이 과정에서 군 관계자가 민간인을 무차별적으로 색출하고 반란자로 몰아 즉결처형했다. 피해자가 1만 명 이상으로 추산되지만 진상규명이 미진해 정확한 규모도 파악이 안 된다.
박 후보의 발언은 그간 이 사건을 민중항쟁이나 국가폭력의 맥락에서 보려 한 유족과 시민사회의 관점과 배치된다. 여순사건은 한때 이승만 정부의 관점을 담아 ‘반란’으로 불렸으나 순천시민 탄원으로 1995년부터 ‘여수·순천 10·19사건’으로 국사 교과서에 바꿔 적혔다. 유족회의 정식 명칭은 ‘여순 10·19항쟁 전국유족연합회’다. 이 사건 핵심이 다른 목소리를 낸 국민을 무자비하게 탄압한 데 있음을 명확히 한 것이다.
“여순항쟁 희생자가 1만2천 명이다. 대부분 죄도 없고, 자본주의가 뭐고 공산주의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희생당했다. 민간인 학살이 왜 어떻게 일어났는지가 극명하게 규명돼야 한다.” 이자훈 여순항쟁서울유족회 회장이 2019년 11월16일치 <프레시안> 인터뷰에서 말했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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