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무로 만든 농막은 주기적으로 오일을 발라줘야 한다. 쌓인 낙엽을 치우고 떨어진 지붕재를 보수하기 위해 남편이 지붕에 올랐다.
얼마 전 초등학생 아이 둘을 키우는 사촌 동생을 만났다. 주말마다 비슷한 또래 아이들이 있는 친구들과 캠핑을 다니는데, 짐을 꾸리고 장소를 예약하는 것도 슬슬 지쳐서 돈을 모아 작은 땅을 사서 농막을 지으면 어떨까 고민한다고 했다. 내가 몇 년 전부터 강원도 평창에서 농사짓고 작은 오두막도 마련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것저것 궁금한 것을 물어왔다. 비슷한 계획을 갖고 계실 분들을 위해 질문을 몇 가지 추려 정리해봤다.
우리 밭은 내가 사는 경기도 성남시에서 150㎞ 떨어져 있고, 차가 안 밀릴 땐 2시간 정도 걸린다. 멀긴 멀다. 그런데 쓸 수 있는 땅이 거기 있었고, 그 땅의 관리가 1차 목적이어서 다른 지역을 선택할 여지가 없었다. 제약이 없다면 집에서 1시간 이내 거리인 양평, 여주, 원주 등지에서 100~200평 규모의 땅을 고르고 싶다. 주말에 아이들을 풀어놓고 맘 편히 쉴 목적이라면 예산이 허락하는 한 가까운 곳이 좋을 것 같다.
우리는 4평짜리 나무 창고를 메인 하우스로 쓰고, 화장실로 사용할 플라스틱 조립식 창고 하나, 농기구 보관용 양철 조립식 창고 하나를 6평 안에 빼곡하게 채웠다. 정화조를 묻지 않고 캠핑용 변기를 사용하고, 상하수도 시설 없이 옆집 지하수를 1t 물탱크에 담아 사용한다. (물값은 연간 계산한다.) 창고 세 동과 집기들, 전신주를 두 개 세워 전기를 끌어오는 비용과 나무를 옮기고 농막 자리를 다지느라 발생한 중장비 사용료를 포함해 1천만원 조금 넘게 들었다. 벌써 수년 전 일이라 가격은 지금과 비교하면 안 될 것 같다.
요즘 농막은 사양과 디자인에 따라 3천만~5천만원도 훌쩍 넘더라. 각자 예산과 기준에 맞춰 적정한 선을 찾는 게 중요하다. 우리는 가성비를 추구했고, 그에 따르는 불편은 감수하기로 했다. 결과적으로는 만족이다. 아이들이 있다면 화장실과 부엌 시설은 불편이 없어야 할 테고, 여러 가족이 함께 사용한다면 무조건 수납이 충분해야 하고, 옷을 갈아입거나 할 때 불편이 없도록 약간의 공간 분리 역시 필수다.
모든 소유에는 비용과 노력이 든다. 비용과 노력을 들이는 대신 가꾸는 재미를 누릴 수 있다. 땅을 가꿔 (작고 귀여운) 농작물을 얻고, 이름만 거창한 (더 작고 귀여운) 세컨드 하우스도 요래 정리하고 조래 정리하며 완성해가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공중에 떠 있는 공간 말고, 내 땅에 발을 딛고 있다는 감각은 생각보다 멋지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진짜 지구 위에 살고 있구나, 실감이 든다.
글·사진 김송은 송송책방 대표
*농사꾼들: 농사를 크게 작게 지으면서 생기는 일을 들려주는 칼럼입니다. 지역이 다른 네 명의 필자가 돌아가며 매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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