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조한 농사 성적표, 주눅 든 어깨 펴준 신통방통 허브들여름이면 봄에 시작한 농사의 성적표를 받게 된다. 난 40점 정도 될까 말까 싶다. 야심 차게 시작했건만 변변찮다. “저 브로콜리 잎 좀 봐. 완전 이불이야. 그런데 내 건 왜 이래? 왜 이렇게 조그만 거야?” 똑같이 모종을 얻어 심었건만 이웃 브로콜리는 엄청 투실한데...2026-07-18 11:47
꽃구경하다 밭을 잃었다―경기 고양 편“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나태주 시인은 ‘풀꽃’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모든 식물은 꽃을 피운다. 여러해살이는 말할 것도 없고, 한해살이풀도 꽃을 피운다. 장마철이 다가오면 주말농장 여기저기서 꽃이 핀다. 꽃은 예쁘지...2026-07-15 16:09
한땀 한땀 손 모내기, 새들도 반기네마을을 지나다니는 길목 풍경은 그야말로 ‘논 뷰’다. 들판 가득 벼가 자라는 풍경을 보노라면 10년 전의 풍경과 지금의 풍경을 구분할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든다. 정말이지 ‘논 뷰’는 시간의 변화를 무색하게 하는 장면 같다. 자못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계...2026-07-04 09:41
강화도 6월의 텃밭, 축복은 끝이 없네매년 6월을 시작하는 나만의 연례행사가 있다. 바로 강화도에 가는 것. 강화에는 고향으로 유턴(귀농·귀촌의 한 종류. 도시에서 농촌으로 가는 사례를 아이턴, 농촌 출신 도시민이 다른 농촌으로 이주하는 것을 제이턴이라고 한다)한 화정 언니가 산다. 매년 6월 초면 부모님...2026-07-02 06:53
포도밭에 문어가 나타났다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포도밭으로 간다. 잠옷 바람에 맨발로 포도나무들 사이를 걸어간다. 마을 앞 적보산에서 금방 올라온 아침 햇살이 젖은 포도잎을 반짝거리게 한다. 포도나무가 싱그럽게 숨 쉬는 소리가 들린다. 새소리도 아침엔 더없이 맑다. 거위와 닭 소...2026-06-15 09:37
이른 더위와의 사투, 힘내라 고구마 순―경기 고양 편‘유세차 2026년 5월9일 경기 고양 땅 난점마을 볕 좋은 밭에 낸 전남 해남산 고구마 순이 때 이른 고온과 따가운 햇살을 견디지 못하고 일주일 만에 말라 죽은 사연을 두어 자 글로써 고하노니, 도시농부가 키우는 여러 작물 가운데 종요로운 것이 고구마로...2026-06-06 07:05
친환경 재료 썼더니, 밭이 더 풍성해졌네본격적인 잡초 제거의 시기가 왔다. 잡초 제거는 시간 날 때 하는 게 아니라 생각나면 해야 하는 일임을 올해야 깨닫는다. 잡초를 잘라 흙이 보이지 않게 덮어주다보면 한두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게으른 탓에 이번 봄 뭔가 심을 때가 다 되어서야 밭 갈무리를 했는데, 오히려...2026-05-30 08:13
어여쁜 저 새싹, 뽑느냐 살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5월의 농부시장 ‘마르셰’에는 모두가 유럽상추를 들고나왔다. ‘버터헤드’ 외의 다양한 유럽 잎채소를 먹게 된 게 고작 5년 정도인 것 같은데, 이제는 모든 매대에 유럽상추가 올라와 서로 박터지게 경쟁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인사하는 농민마다 유럽상추를 그냥 주려고 한다...2026-05-23 08:54
땅 없는 농사꾼, 집 없는 여행자, 파란 눈의 ‘리틀 포레스트’올해 우프(WWOOF) 코리아에 가입했다. 몇 해 전부터 유기농 농부의 일손을 돕는 우프란 제도가 있다는 것을 들었지만 가입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에서 사람들이 와서 농사일을 돕고 농부 쪽에선 숙식을 제공하며 방문자와 농부가 문화를 교류하는 것을...2026-05-16 15:03
팬에서 빗소리가 났다―경기 고양 편연분홍은 봄바람에 갔다. 청노새 딸랑대는 역마차 길에 가로수가 두 줄인데, 뒷줄 벚꽃 지니 앞줄 이팝나무가 허연 꽃을 피우더라. 꽃 지든 별 지든 울 일 없다. 연분홍 떠난 자리를 연초록이 채웠다. 세상 부러울 것 없는 계절이다.열매채소 모종 낸 다음 주...2026-05-12 15:44
농사는 흐름이다, 이야기가 선생이다4월이 되니 몸도 마음도 더욱 바빠진다. 3월부터 틈틈이 만들어둔 모종을 순차적으로 밭에 심고, 어지러워진 밭을 한 구역씩 부지런히 정비하고 있다. 실수투성이였던 지난해의 텃밭 운영을 분석하고, 작은 노트에 사소한 이야기를 기록하기 시작했다.뭔가 잘하고 싶은 마음이 들...2026-05-02 10:16
쑥 한 줌, 차이브 한 단…봄이 밭에서 폭발했다―인천 계양 편남쪽 해가 아파트에 가려진 음지 밭. 겨울 같은 봄 추위에도 제일 먼저 올라오는 녀석이 있으니, 바로 쑥과 미나리다. 자신만의 자연농을 정립한 조한규 선생은 쑥과 미나리, 맥류, 클로버처럼 추위에 잘 견디는 식물은 열이 높고, 저온에서도 뿌리의 활동이 활...2026-04-20 16:25
사래 긴 밭, 자급자족의 고된 꿈포도밭 옆에 200평의 땅이 있다. 남의 땅이라 나무도 심을 수 없고 그동안 보리나 밀을 뿌려 관리해왔다. 제대로 수확하기가 어려워 대충 잘라서 닭들에게 던져줘 밀이고 보리고 제대로 먹어본 적이 없다. 봄이 되니까 저 밭에 무엇인가 인생에 도움이 되는 것을 하고 싶다는...2026-04-11 08:08
‘맨라면’을 사골 진국으로 만드는 마력―경기 고양 편텃밭에 매화가 활짝 폈다. 땅 주인이 심은 나무가 청매실, 홍매실 한 그루씩인데, 허연 청매화만 만개했다. 연분홍 홍매화는 아직이다. 일조량이 달라서 그런가 싶다. 볕이 갈수록 좋아진다. 다음주엔 홍매화도 만날 수 있을까?봄이 오니 밭에 활기가 넘친다. ...2026-04-04 10:31
농사와 릴스, 그 간극을 채우는 시간3월이 시작돼 지난해 갈무리해둔 씨앗과 호기심에 하나둘 사들였던 씨앗을 펼쳐본다. 겨우내 냉장고 뒤편에서 잠자던 씨앗 봉투를 살펴보니 벌써 마음이 분주해진다. 심어볼 것을 쭉 늘어놓고 한참 동안 분류하고 정리해보는 건 소소한 즐거움이자 한 해를 여는 중요한 일이 되었다...2026-03-30 07: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