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라면’을 사골 진국으로 만드는 마력―경기 고양 편텃밭에 매화가 활짝 폈다. 땅 주인이 심은 나무가 청매실, 홍매실 한 그루씩인데, 허연 청매화만 만개했다. 연분홍 홍매화는 아직이다. 일조량이 달라서 그런가 싶다. 볕이 갈수록 좋아진다. 다음주엔 홍매화도 만날 수 있을까?봄이 오니 밭에 활기가 넘친다. ...2026-04-04 10:31
농사와 릴스, 그 간극을 채우는 시간3월이 시작돼 지난해 갈무리해둔 씨앗과 호기심에 하나둘 사들였던 씨앗을 펼쳐본다. 겨우내 냉장고 뒤편에서 잠자던 씨앗 봉투를 살펴보니 벌써 마음이 분주해진다. 심어볼 것을 쭉 늘어놓고 한참 동안 분류하고 정리해보는 건 소소한 즐거움이자 한 해를 여는 중요한 일이 되었다...2026-03-30 07:54
간짜장 비비며 맺은 농사동맹많은 사람이 농사를 말할 때, 노동의 숭고함을 말하곤 한다. 농사에 왜 이런 찬사가 따르는지는 작은 텃밭만 일궈봐도 충분히 알 수 있다. 혼자 하는 노동은 명상에 빗대도 손색없을 정도로 머리를 가볍게 하고, 때로는 단순한 일을 반복하며 무아지경에 빠져든다. 그저 보이는...2026-03-22 15:03
봄마다 오는 트라우마, 봄 농사로 흘려보내마농사의 계절이 시작됐다. 겨울 동안 땅속에 잠들었던 벌레들이 기지개를 켜며 으드득 근육을 비트는 소리가 들린다. “얘들아, 이제 나가서 알을 까고 한번 시작해볼까!” 지난해 포도밭 농부를 고통스럽게 했던 벌레들이 늘어지게 자고 이제 눈을 반짝거리며 채비하는 소리가 들린...2026-03-14 08:37
겨울 버텨낸 텃밭에 연초록 시금치가 돋아났다겨울잠에서 깨어난 도시농부들이 텃밭에 모였다. 삽이 흙에 쑥 들어간다. 언 땅 녹았으니 봄 봄 봄, 봄이다. 오늘을 석 달이나 기다렸다.2026년 2월28일 낮 기온은 영상 17도를 기록했다. 우수가 9일 전이었고, 경칩은 5일 남은 날이다. 춘분(3월20일)이 지나면...2026-03-08 09:47
철새 노니는 저 연방죽, 생태농업 품은 저수지얼마 전 남도자연생태연구소에서 기획한 탐조클럽에 참가했다. 평소 아이들과 새를 관찰하고 조류도감을 더듬더듬 찾아보는 걸 즐겼는데, 자세한 설명을 들으며 쌍안경과 스코프를 통해 새를 가까이서 볼 좋은 기회였다. 참가한 날은 1971년 2월2일 람사르협약이 맺어진 것을 기...2026-02-28 15:31
땅은 얼어도 지구 공생 ‘마음 농사’는 멈추지 않았네―인천 계양 편최근 농생태학과 관련한 움직임이 많이 보인다. 농생태학은 이름처럼 농학과 생태학을 합친 개념인데, 외부 투입재를 최소화하고 자연 원리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자연순환과 공동체를 지향하는 이 철학은 자연농이나 퍼머컬처와 같은 결을 지니고 있다. 지구와 공생하...2026-02-22 10:35
포도나무 가지로 고등어 굽는 겨울―충북 충주 편우리 집 포도나무 가지치기가 시작됐다. 이웃 복숭아와 사과나무 가지치기는 벌써 수 주 전에 출발했다. “포도나무 가지를 치면 메르게즈 굽는 냄새가 난단 말이야.” 남편의 말이다. 메르게즈는 양고기로 채운 매운 소시지다. 프랑스 알자스 태생인 남편은 포도나...2026-02-09 11:38
새순 너는 바람 차도 봄이 올 걸 아는구나―경기 고양 편텃밭 오르는 뒷길 언덕에서 묘한 격자무늬를 만났다. 알맹이 꺼낸 밤송이의 짙은 갈색이 반쯤 녹은 허연 눈과 어울려 카펫을 이루고 있었다. 얼었다 녹은 겉흙은 푹신함을 더했다. 돌아올 동무를 기다리며 빈 밭이 환영행사라도 준비한 걸까?흙으로 단단히 마감한 ...2026-02-01 12:47
소똥에서 양파가 자라니 ‘농며’드는구나본격적인 주택살이를 시작한 뒤 가장 예상치 못했던 난제 중 하나는 쓰레기 처리였다.도시에서 다수가 모여 사는 공동주택 형태에 익숙해져 있었기에 쓰레기 버리는 일이란 그냥 가지고 가서 재질별로 잘 구분된 분류함에 넣는 것이 전부였다. 이후에 쓰레기가 어떻게 되는지는 별로...2026-01-25 13:04
토종벼의 산실, 우보농장을 아시나요―인천 계양 편우리나라 ‘토종벼’의 대표 농장은 단연 ‘우보농장’이다. 2011년 시작해 무려 450여 품종을 복원해냈으니 이 말에 반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주변에 토종벼 농사를 짓는 농민이 대부분 우보농장에서 씨앗을 받아왔다고 할 정도로 한국 농업과 식문화에서 독...2026-01-18 16:52
원통마을 농부들의 쉼의 시간, 겨울이 자꾸 짧아가네우리 마을 이름은 원통마을이다. 처음 이 마을에 왔을 때 원통이 무슨 뜻이냐고 물었더니 “옛날에 원님이 이곳을 통해서 갔어”라던 마을 사람들의 대답이 신통치 않았다. 찾아보니 원통이란 말은 산으로 둘러싸인 아늑한 지형을 뜻하는 순우리말 ‘원퉁이’를 한자로 옮긴 것으로,...2026-01-13 12:40
마늘·양파·시금치야, 추위 이기고 푸릇한 봄을 부르라겨우 한 달이 지났다. 아직 두 달이나 더 남았다. 텃밭 농사를 시작한 뒤부터 겨울이 더욱 길어졌다. 참새 방앗간 드나들듯 하던 주말농장에 갈 수가 없어서다. 아니, 갈 수야 있겠다마는 할 일이 없다. 텅 빈 밭은 황량하고, 찬 바람은 시리기만 하다. 해마다 이맘때 느...2026-01-06 18:01
내년엔 내 무로 동치미를 담글 수 있을까마을을 오가는 길에 논과 밭이 펼쳐져 있다. 매일 지나다니는 그 길목에서 아이들은 계절에 따라 색색으로 변하는 풍경을 보며 재미있는 비유를 쏟아낸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우리 밥상에 오르는 작물 이야기로 이어지고, 계절과 먹을거리에 대한 진지한 대화로 흘러간다. 언제까지...2025-12-30 11:08
특명! 아티초크를 살려라―인천 계양 편늦은 가을장마가 내린 뒤 찾아온 올겨울은 지난해보다 서리는 더 늦고, 추위가 찾아오더라도 금세 풀렸다. 11월 중순까지 기온이 꼭 가을처럼 선선했다. 그래서일까. 뜻밖의 일이 하나 더 생겼다. 죽은 줄만 알았던 아티초크가 부활한 것이다.아티초크는 9월 말...2025-12-23 1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