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순 너는 바람 차도 봄이 올 걸 아는구나―경기 고양 편텃밭 오르는 뒷길 언덕에서 묘한 격자무늬를 만났다. 알맹이 꺼낸 밤송이의 짙은 갈색이 반쯤 녹은 허연 눈과 어울려 카펫을 이루고 있었다. 얼었다 녹은 겉흙은 푹신함을 더했다. 돌아올 동무를 기다리며 빈 밭이 환영행사라도 준비한 걸까?흙으로 단단히 마감한 ...2026-02-01 12:47
소똥에서 양파가 자라니 ‘농며’드는구나본격적인 주택살이를 시작한 뒤 가장 예상치 못했던 난제 중 하나는 쓰레기 처리였다.도시에서 다수가 모여 사는 공동주택 형태에 익숙해져 있었기에 쓰레기 버리는 일이란 그냥 가지고 가서 재질별로 잘 구분된 분류함에 넣는 것이 전부였다. 이후에 쓰레기가 어떻게 되는지는 별로...2026-01-25 13:04
토종벼의 산실, 우보농장을 아시나요―인천 계양 편우리나라 ‘토종벼’의 대표 농장은 단연 ‘우보농장’이다. 2011년 시작해 무려 450여 품종을 복원해냈으니 이 말에 반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주변에 토종벼 농사를 짓는 농민이 대부분 우보농장에서 씨앗을 받아왔다고 할 정도로 한국 농업과 식문화에서 독...2026-01-18 16:52
원통마을 농부들의 쉼의 시간, 겨울이 자꾸 짧아가네우리 마을 이름은 원통마을이다. 처음 이 마을에 왔을 때 원통이 무슨 뜻이냐고 물었더니 “옛날에 원님이 이곳을 통해서 갔어”라던 마을 사람들의 대답이 신통치 않았다. 찾아보니 원통이란 말은 산으로 둘러싸인 아늑한 지형을 뜻하는 순우리말 ‘원퉁이’를 한자로 옮긴 것으로,...2026-01-13 12:40
마늘·양파·시금치야, 추위 이기고 푸릇한 봄을 부르라겨우 한 달이 지났다. 아직 두 달이나 더 남았다. 텃밭 농사를 시작한 뒤부터 겨울이 더욱 길어졌다. 참새 방앗간 드나들듯 하던 주말농장에 갈 수가 없어서다. 아니, 갈 수야 있겠다마는 할 일이 없다. 텅 빈 밭은 황량하고, 찬 바람은 시리기만 하다. 해마다 이맘때 느...2026-01-06 18:01
내년엔 내 무로 동치미를 담글 수 있을까마을을 오가는 길에 논과 밭이 펼쳐져 있다. 매일 지나다니는 그 길목에서 아이들은 계절에 따라 색색으로 변하는 풍경을 보며 재미있는 비유를 쏟아낸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우리 밥상에 오르는 작물 이야기로 이어지고, 계절과 먹을거리에 대한 진지한 대화로 흘러간다. 언제까지...2025-12-30 11:08
특명! 아티초크를 살려라―인천 계양 편늦은 가을장마가 내린 뒤 찾아온 올겨울은 지난해보다 서리는 더 늦고, 추위가 찾아오더라도 금세 풀렸다. 11월 중순까지 기온이 꼭 가을처럼 선선했다. 그래서일까. 뜻밖의 일이 하나 더 생겼다. 죽은 줄만 알았던 아티초크가 부활한 것이다.아티초크는 9월 말...2025-12-23 16:22
겨울 무즙이 준 마법에 걸리면[농사꾼들]―충북 충주 편온 동네에 김장하기가 순식간에 끝났다. 추위가 온다고 하자 다들 벼락처럼 무와 배추를 뽑았다. “무는 아직 잘고 배추는 속이 덜 찼네!” 하면서도 뽑아서 소금에 절이고 양념을 했다. 김장을 끝내고도 밭에 무가 몇 개 남아 있다. 탐난다. 오가면...2025-12-06 13:36
텃밭 배추 뽑느냐 기다리느냐, 늦가을의 고뇌이맘때 비 오면 기온은 내리막 계단처럼 뚝뚝 떨어진다. 주말 농사꾼에겐 존재론적 고민의 시기다. “뽑느냐 기다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스치듯 지나가는 가을을 붙잡고 싶어, 2025년 11월 둘째 주 토요일 오후 텃밭 동무들이 오랜만에 뭉쳤다. 한여름 비바람에 꺾인 나...2025-11-30 11:59
놀다, ‘퍼머컬처 정원’에서 다 함께아이디어가 모여 정원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보다보면 문득 ‘미술관이 바깥으로 흘러나오고 있어!’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하곤 한다. 계절이 지나며 시시각각 변하는 정원에 사람들이 모여 자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그거야말로 진짜 멋진 일이겠구나 싶다.하지만 처음부터...2025-11-23 12:51
가을장마를 견딘 생강… 첫 출하가 남긴 것올봄에 동네 이웃과 함께 충동적으로 밭을 얻었다.(제1562호 참고) 갑자기 생긴 땅은 원래 땅보다 경작할 수 있는 면적이 다섯 배쯤 넓고, 햇볕도 잘 들었다. 비로소 농사의 꿈을 더 크게 펼칠 순간일까? 하지만 웬걸, 오랫동안 비닐로 꽁꽁 싸여 있던 땅은 마치 돌덩이...2025-11-15 16:03
여든 할머니, 예순 아들 걱정 그만하슈아침에 일어나 밖으로 나가니 적보산이 보이지 않는다. 짙은 안개에 덮여버렸다. 겨울이 왔다는 뜻이다. 갑자기 마음이 조급해진다. 포도나무를 덮어줄 짚을 얻을까 해서 나갔더니 올해는 힘들겠다고 한다. 타작하면서 다 잘라서 논에 넣어버리고 메주 맬 때 쓸 짚만 조금 남겨서...2025-11-01 12:41
‘상추야, 버텨다오’ 가을이면 고기 굽던 주말농장더위로 힘겨웠던 여름은 갔다. 주말농장엔 가을이 완연하다. 무와 배추는 쑥쑥 자라고, 갈무리할 작물도 여럿이다. 때맞춰 내년 봄 수확할 마늘과 양파도 심어야 한다. 참, 월동 시금치도 씨를 뿌려야지. 밭으로 향할 땐 마음이 바쁜데, 일단 도착하면 싱숭생숭해진다. 텃밭 ...2025-10-25 14:24
삽질 2년차, 텃밭에서 찾은 즐거움 도시에서 살다 시골로 이주한 지 꽉 채워 2년이 되었다. 시골살이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늘 해왔지만 경계를 벗어나는 일이 좀처럼 쉽지 않았다. 아이들이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실행해보는 게 어떨까 싶었다. 쌍둥이 아이들이 만 4살이 된 2023년 여름, 여러 ...2025-10-19 11:27
기후위기 속 고난의 퇴비 만들기… 돌아보니 아득했던 지난여름자가퇴비를 만들어 농장에 전달하는 ‘퇴비클럽’ 공동체원들과 함께 기후정의행진에 참가했다. 해마다 집에서 음식물쓰레기를 퇴비화하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데, 그 이유는 여름철 기온이 지나치게 올랐기 때문이다.음식물쓰레기가 퇴비로 발효하려면 적정 온도가 필요하다. ...2025-10-12 1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