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원회 회원들이 10월 10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광장에서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 해결 촉구 서명운동 시작을 알리고 있다. 한겨레 김혜윤 기자
전세사기 피해자 10명 중 7명은 보증금을 못 돌려받을 위험이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도시연구소와 주거권네트워크가 2023년 10월11일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를 본 1490가구의 등기부등본을 분석한 결과, 71.2%(1061가구)가 최우선 변제 대상이 아니었다. 피해자가 은행 등 다른 담보권자보다 먼저 보증금 일부를 돌려받을 수 없다는 뜻이다. 최우선 변제 채권에 해당되려면 지역마다 정한 보증금 상한선보다 개인의 보증금액이 적어야 한다.
계약 당시 선순위 근저당권이 있었던 가구 비율은 62.7%에 달했다. 선순위 근저당권이 있는데도 계약한 주된 이유로는 ‘공인중개사 등 제3자의 설득·기망’(86.7%·복수응답), ‘선순위 근저당권이 설정되지 않은 집을 찾을 수 없어서’(40.9%), ‘정확한 매매가와 전세가 시세를 알 수 없어서’(40.7%) 등을 꼽았다.
정부가 여러 피해자 지원 대책을 냈지만 이용률이 낮았다. 전체 응답 가구 중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낸 지원 대책을 한 가지라도 이용했다고 답한 가구는 17.5%(276가구)에 그쳤다. 아예 피해자로 신청하지 않은 가구도 33.7%에 달했는데, ‘준비가 더 필요해서' ‘신청 방법과 절차를 몰라서' ‘인정받지 못할 것 같아서' 등이 이유로 제시됐다.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받으려면 임대인의 사기 의도를 직접 입증하는 등 여러 요건을 갖춰야 한다.
최근 수원에서도 200여 건에 이르는 피해 신고가 경기도에 접수되는 등 대규모 전세사기 피해가 발생했다. 한국도시연구소와 주거권네트워크는 “피해자 다수가 극단 선택과 질병으로 사망한 현시점에도 정부 대책이 미비하다”며 “피해자 인정 요건을 개선해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등 사회적 재난이 참사로 이어지지 않도록 보완 입법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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