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프랑스의 바칼로레아나 독일의 아비투어처럼 대학입학 자격고사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4년제 대학 총장들에게서 나왔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킬러 문항’(고난도 문항) 배제 지시에 따라 수능 출제 방안을 두고 사회적 논란이 한창이다.
2023년 7월9일 교육부 출입기자단이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소속 4년제 대학 총장 86명에게 물어보니, 응답자 83명 가운데 43명(51.8%)이 2028년 대학 입시 개편 방안으로 ‘수능의 자격고사화’를 꼽았다. ‘현행대로 유지’는 24.1%, ‘서술·논술형 도입’은 15.7%, ‘수능 폐지’는 8.4%였다. 이번 조사는 2023년 6월29일 대교협 여름 세미나에 참석한 대학 총장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4년제 대학 총장들이 이런 의견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대학 총장들은 2023년 2월5일, 역시 교육부 출입기자단의 설문조사에서 108명 가운데 46명(42.6%)이 ‘고교학점제 도입에 따라 수능이 자격고사화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와 관련해 7월12일 ‘전국대학교 입학관련처장협의회장’인 김삼열 동의대 입학처장도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수능을 자격고사화해도 다수의 대학이 학생을 선발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수시 원서 접수가 시작되기 전인 상반기에 고교 공통 과목을 중심으로 자격고사 형태로 수능을 실시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이범 교육평론가는 “수능의 자격고사화는 대학 교육의 평준화와 함께 이뤄져야 효과가 있다. 그러지 않으면 내신이나 본고사가 더 강화될 것이다. 대학 교육의 질을 평준화하려면 국립대뿐 아니라 서울의 주요 사립대까지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적극적이고 평등한 재정 투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평론가는 “이와 함께 4년제 대학에 들어가지 않는 학생들을 위한 직업계 고등학교와 전문대학 체계를 혁신하고, 임금 격차를 줄이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사회적으로 대학 교육 여부에 따른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규원 선임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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