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15일 개설된 사이트 ‘윤타임: 윤석열 퇴임시계’(yoontime.kr, 이하 윤타임)는 윤석열 대통령 퇴임까지 남은 시간을 카운트다운하고 윤 대통령의 어록과 연대기 등을 모아 공유한다. 윤타임 운영자는 2023년 5월3일 <한겨레21>과의 전자우편 인터뷰에서 자신을 “중소기업에 다니는 평범한 40대 직장인”이라 소개하며 “어떤 개인이나 단체로부터의 도움 없이 혼자 사이트를 만들었고 서버 비용도 사비로 충당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윤타임’을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리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 0.73%포인트라는 근소한 표차라 충격은 더욱 컸다. ‘역대급 비호감 대결’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의 대선이었기에, 지지하지 않았던 대통령의 통치기간 5년이 암담하게 느껴진 건 저뿐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과거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되었을 때 그의 퇴임을 염원하는 ‘MB 퇴임시계’ 사이트가 등장했었다. 그게 머릿속에 떠오르면서 이번에는 제가 윤석열 대통령의 퇴임시계 사이트를 만들어야겠고 결심했다.”
—대통령 어록을 수집한 이유는 무엇인가.
“처음에는 임기 카운트다운 기능을 넘어 윤 대통령의 공약 이행 현황을 점검하는 사이트로 운영하려 했다. 하지만 공약 이행 점검은 전문성과 조직력이 필요한 일이더라. 계획을 바꿔 가장 먼저 만든 메뉴가 ‘윤석열 어록'이다.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는 말이 있듯이, 윤 대통령이 쏟아내는 설화들은 그의 본질을 규정짓는 가장 명백한 증거다. 그런 그의 말들이 단발성 조롱으로만 소비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둔한 붓이 총명함을 이긴다’는 다산 정약용의 명언처럼, 윤 대통령의 말을 체계적으로 기록함으로써 우리가 왜 반대하고 비판하고 분노했는지 역사 속에 남겨두기로 했다. 이런 이유로 윤타임은 윤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더라도 등록한 자료 그대로 10년이고 20년이고 사이트를 유지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의 어록 가운데 인상 깊었던 말을 세 가지만 꼽는다면.
“윤석열 대통령이 했던 문제적 발언은 크게 세 유형으로 정리된다. 첫째, ‘자신감 넘치는 무지’다. ‘기술이 발전하면 미래에는 구인/구직 앱이 생길 것이다’(2021년 12월22일)가 대표적. 윤 대통령은 매사에 자신감이 넘쳐흘러 남을 가르치고 말하는 것을 좋아하는 듯하다.
둘째, ‘성찰 없는 발화’다. ‘100% 거부권을 행사하겠다. 지지율 1% 돼도 할 일 하겠다’(2023년 4월6일 <채널A> 보도) 같은 발언을 보면 ‘이것이 적절한 표현일까’ ‘내가 이 말을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등의 고민이 일절 없이 날것 그대로 말하는구나 생각하게 된다.
셋째, ‘공감능력 결여’. 이태원 참사는 그 자체로 어처구니없는 비극이고, 추모를 위해 현장을 찾았던 시민들은 자신과 일면식도 없는 젊은이들의 죽음 앞에서 눈물을 흘렸다. 그런데 국민의 안위를 지켜야 할 대통령이 참사 현장에 들러 한다는 말이 ‘여기서 그렇게 많이 죽었다고?’(2022년 10월30일)였다.”
—사이트 운영 1년이 지났는데 소회를 밝힌다면.
“아무리 탄식해도 물리적으로 시간이 더 빨리 흐르지 않는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비판에 귀 기울이고 잘못을 고쳐나간다면… 즉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간다면 체감상 임기는 더 빨리 흘러갈 것이다. 윤 대통령에 대한 안티성 짙은 사이트임에도, 윤타임은 윤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 윤 대통령의 실패는 대한민국의 실패를 의미하니까.”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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