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엔엔 갈무리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가 가상세계 아바타를 상대로 한 성적 괴롭힘을 방지하기 위해, 아바타 주위에 4피트(약 1.2m)의 거리두기 기능을 도입했다는 소식이 2022년 2월5일 국내에 알려졌다.
메타의 자회사 호라이즌은 ‘호라이즌 월드’와 ‘호라이즌 베뉴’ 앱에서 가상세계 서비스를 운영하는데, 이 세계 속 아바타 주위에 ‘개인 경계선’(퍼스널 바운더리)이라는 일종의 완충지대를 설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한 아바타가 다른 아바타에게 접근하려 해도 경계선 안으로 더 진입할 수 없게 된다.
비벡 샤르마 호라이즌 부사장은 3차원 가상세계인 ‘메타버스’에서 “행동 규범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해 이런 기능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시민단체 디지털혐오대응센터(CCDH·Center for Countering Digital Hate)가 2021년 12월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미성년자를 포함한 메타버스 사용자들이 7분마다 성적 괴롭힘과 인종차별 등에 노출됐다고 한다. 대응센터가 앱을 관찰한 지 11시간30분 만에 앱 정책을 위반할 가능성이 있는 사례가 100건 확인됐다.
비접촉 성폭력에 대한 경각심은 국적을 가리지 않는다. 한국 법무부의 디지털성범죄 등 전문위원회도 2022년 1월28일 성폭력처벌법에 ‘성적 인격권 침해’ 범죄를 신설하라고 권고했다. 성적 인격권은 자신의 의사에 반해 성적 대상화가 되지 않을 권리를 뜻한다. 법무부 전문위원회는 “메타버스에서 캐릭터를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방식의 비접촉 성범죄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나, 피해자들이 법의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다”고 권고 배경을 설명했다. 가상세계에서조차 판치는 성적 폭력, 그리고 법 공백을 극복하고 어떻게든 뒤쫓아가 처벌하려는 제도의 의지까지 한꺼번에 목격한 한 주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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