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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 가는 데 자동차 간다

등록 2021-10-25 20:19 수정 2021-10-26 08:42

앞으로 제주도에서 자동차를 살 때 반드시 준비해야 할 것이 생겼다. 바로 주차공간. 차고지증명제는 ‘바늘 가는 데 실 간다’는 말처럼 자동차와 주차장을 묶어서 주차장이 마련돼야 차량을 살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2022년 1월1일부터 모든 차량을 대상으로 제주도 전 지역에 적용된다. 위반시 최소 40만원, 최대 15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단, 영업·상품용 차량과 기초생활수급자 등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차고지증명제는 2007년 제주 시내 일부 지역에서 대형 차량을 대상으로 첫발을 뗐다. 시범 시행과 함께 ‘자기 차고지 갖기 사업’을 통해 자발적으로 차고지를 확보할 수 있도록 주택 유형별로 500만원 또는 2천만원을 지원했다. 대중교통 노선 확충이라는 과제가 남았지만 제도가 안착됐다는 평가가 많다. 2021년 기준 제주도의 가구당 차량 보유 대수는 1.3대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차고지증명제는 대기오염과 주차 공간 부족 문제를 해소하려는 다양한 방안 중 하나다. 제주도의 선택이 성공적으로 안착해 전국에 확대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늘어나는 차량으로 골머리를 앓는 아시아의 여러 국가에서 비슷한 제도를 시행해왔다. 일본은 1962년 도쿄에서 시작해 적용 지역을 넓혔다. 싱가포르는 소유 차량 대수를 제한하는 자동차 쿼터제를 실시하고 있다. 10년 단위로 갱신되는 차량취득권리증을 가진 시민만 차량을 살 수 있다. 이 자격증을 취득하려면 5만싱가포르달러(약 4300만원)를 내야 한다. 중국 베이징은 자동차 번호판 추첨제를 2011년 도입했다. 1년에 번호판을 얼마나 교부할지 정한 뒤 추첨해 번호판을 제공한다. 추첨은 두 달에 한 번 진행된다.

임경지 학생, 연구활동가

관심 분야 주거,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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