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신부님과 방탄소년단 팬클럽 ‘아미’ 사이에 공통분모가 생겼다. 기후변화에 ‘경고장’을 날린 것이다.
천주교 수원교구는 2021년 9월11일 수원시 정자동 주교좌성당에서 ‘탄소중립 선포’ 미사를 열고, 2030년까지 경기도 남부 지역 222개 성당에서 쓰는 전기에너지를 100%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수원교구는 각 성당의 노는 땅을 최대한 활용하고 에너지 협동조합을 꾸려 햇빛발전소를 설치해 전력을 100% 자급화하면 10년 안에 탄소배출량을 60~70% 절감할 수 있다고 봤다.
20년 뒤 목표는 더욱 비장하다. 수원교구는 2040년까지 전기뿐 아니라 가스와 석유 등 에너지원도 모두 친환경에너지로 바꾸고 성당에서 쓰는 모든 물품을 저탄소 물품으로 대체해 ‘100% 탄소중립’을 이루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로마 교황청의 ‘2050년 탄소중립’, 유엔의 ‘2030년 45% 탄소중립’ 등과 비교해 급진적인 목표치다.
천주교 수원교구 소속 신자들도 2022년 9월까지 1년간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하지 않기 등 생활 속 46개 실천 내용을 정하고, 이를 온라인 인증하는 등 탄소중립을 실천하기로 했다. 일명 ‘지구의 부르짖음에 응답하는 해’다.
케이팝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팬클럽인 ‘아미’들도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막아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나섰다. BTS가 2021년 5월 새로 낸 디지털 싱글 <버터>의 커버 사진 촬영지로 유명해진 강원도 삼척시 명사십리 맹방해변이 삼척석탄화력발전소 공사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곳에선 최근 포스코 자회사 삼척블루파워가 발전소에서 쓸 석탄을 운반하기 위해 항만을 지으면서 해안 일부가 2m에 이르는 절벽으로 바뀌는 등 지형 변화가 일어났다.
전세계 케이팝 팬이 주도하는 기후행동 플랫폼 ‘케이팝포플래닛’과 전국 탈석탄 네트워크 ‘석탄을 넘어서’는 “세계적 탈화석연료 기조에도 불구하고 삼척석탄화력발전소가 가동을 시작하면 한 해 1300만t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것”이라며, “이는 정부가 그린뉴딜 사업으로 2025년까지 감축하겠다고 한 온실가스 배출량 1299만t과 맞먹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세이브 버터 비치’ 서명 운동을 벌이며 발전소 건설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정인선 블록체인 전문 미디어 <코인데스크코리아> 기자
관심 분야 기술, 인간,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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