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 김명진 기자
국내에서 처음 급식실 노동자가 폐암으로 산업재해 인정을 받게 됐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야기는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경기도 수원의 한 중학교 급식실에서 일하던 조리노동자가 폐암으로 사망했다. 그가 12년간 일하던 급식실 환풍기 후드와 공조기는 몇 년째 고장 난 상태였다. 매일 높은 온도로 튀김과 볶음 요리를 하는 과정에서 그의 호흡기는 환기되지 않은 공기를 매 순간 들이마셔야 했다. 숨진 그 외에도 급성식도염이나 뇌출혈에 걸린 동료들이 있을 정도로 환경은 나빴다. 조리노동자가 고인이 된 이후 유족이 산재 신청을 했고 2021년 2월, 근로복지공단은 그의 죽음을 산재로 인정했다. 공단 직업환경연구원 업무상질병심의위원회는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를 고려하면 여성의 경우 지방이 함유된 조리 기름이나 고온이 필수인 튀김, 볶음 및 구이 요리를 하는 조리 행위가 폐암 발생 위험도를 높인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아프면 쉬자’, 코로나19가 전세계적인 대유행기를 맞은 이후 사람들 사이에 알음알음 퍼진 구호다. 하지만 많은 노동자가 여전히 아파도 쉬지 못하고 각자 일터에서 노동을 지속해나가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그보다 더 가슴 아픈 현실은, 일하다 아프게 돼도 제대로 산재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대부분 자신의 아픔이 자신이 하는 일 때문이라고 연결 짓지 못한다. 앞선 조리노동자 사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질병에 걸렸지만 산재 신청을 하지 못하는 동료 노동자가 상당수였다. 질병이 일에서 기인했다는 증거를 찾고 제시할 책임 역시 아픈 노동자에게 있기 때문에, 산재 신청이 수월하지 않은 면도 있다. 매년 국내에서 암으로 사망하는 6만~8만 명 중 자신이 하던 일 때문에 암에 걸렸다고 인정받는 사람은 1년에 150여 명이다(출처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일과건강). 이 수치는 세계보건기구의 직업성 암 인정 비율인 4%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우리나라와 인구가 비슷한 이탈리아는 연간 1만 명이 직업성 암을 인정받는다.
천다민 유튜브 <채널수북> 운영자
관심 분야 문화, 영화, 부귀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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