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욕망을 버리려고 물건까지 버려야 할까. 2021년 진짜 신박한 정리를 제안한다. ‘마인드 미니멀리즘’이다. 나를 파괴하는 욕망, 욕구, 습관, 집착 따위는 2020년에 묻어두자. 기자들도 소소한 실천을 해봤다. 육식, 플라스틱 빨대, 하루 한 잔의 술, 게임 현질(아이템을 돈 주고 사는 것), 배달음식을 버렸다. 정말로 버리니 비로소 보이는 것이 있다. 버리는 것은 끝없는 투쟁이라는 사실. _편집자주
아침형 인간이 되고 싶던 이송아(32)씨는 12월, ‘챌린저스’라는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려받아 참가비 5만원을 내고, ‘아침 7시 기상’ 목표에 2주간 참여했다. 매일 아침 6시부터 7시10분 사이에 손을 씻는 사진을 찍어 올리면 인증됐다. 함께 도전한 사람은 총 340명. 이 가운데 177명이 100% 달성에 성공했고, 85% 미만 달성자는 72명이었다.
이씨는 100% 목표 달성을 한 덕택에 참가비 5만원을 돌려받고 상금으로 430원을 받았다. 이씨는 “참가비 5만원을 못 돌려받을까봐 아침마다 눈이 번쩍 떠졌다. 함께 도전하는 사람들의 인증샷을 보면서 자극도 되고 힘도 났다”고 했다. “소소한 금액이지만 보상을 통해 꾸준한 습관을 만들 수 있었다”며 “다음 챌린지에도 도전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온라인에서 일상의 작은 변화와 좋은 습관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플랫폼이 인기다. 이 플랫폼은 코로나19 이후 언택트(비대면) 시대에 날개를 달고 있다. 이송아씨가 참여한 챌린저스는 ‘습관 만들기’ 앱이다. 참가비(1만∼20만원)를 내고 미션을 85% 이상 완료하면 전액을, 못하면 달성률에 따라 일부를 돌려받는다. 목표를 100% 달성한 참가자에게는 추가 보상이 주어진다. 목표치에 미달한 참가자로부터 차감한 금액 일부를 받는 방식이다.
카카오 ‘프로젝트 100’도 비슷하다. 다만 100일 동안 참여해야 한다는 점이 다르다. 참가비는 1만원인데 미션을 수행하면 하루 100원 기준에 맞춰 돈을 돌려받는다. 잔액은 기부된다.
돈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동기를 부여하는 플랫폼도 있다. ‘프립’(frip)과 ‘밑미’(meet me)가 그렇다. 이들 플랫폼은 변화 그 자체에 의미를 부여한다. 또한 호스트가 참여를 독려하고 조언해주도록 설계했다.
예컨대 프립의 ‘하루 한 곡으로 재즈 알아가기’의 경우 호스트가 그날의 재즈 등 미션을 매일 공지하고 참여자가 감상문을 작성해 공유하도록 한다. 주 1회 온라인 모임도 연다. 프립의 임팩트 디렉터 백영선씨는 “언택트가 보편화돼 2020년 3월 온라인클럽을 시작했는데 반응이 좋다. 혼자 하기 어려운 것을 함께 하면서 자신의 변화를 도모하려는 수요가 많다”고 설명했다.
밑미의 경우, 호스트가 미션에 함께 참여한다는 게 특징이다. ‘집 가꾸기’ ‘아침 식사 일기 쓰기’ 같은 30일짜리 프로그램이 인기 있다. 모임 첫날과 마지막날, 온라인 모임을 열고 그 중간에 채팅방에서 사진과 글을 공유한다. 손하빈 밑미 대표는 “글을 쓰다보니 자기객관화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목표 달성보다는 ‘달성 못해도 괜찮다’는 다정한 위로를 통해 심리적 안정을 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신지민 기자 godji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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