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법무부 누리집 갈무리
주택임대차계약, 주택 거래와 거주에서 생길 수 있는 성희롱·성추행·성폭력 피해를 근절하기 위해 미국 법무부와 주택도시개발부가 힘을 합쳤다.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의 영향으로 4월 말 기준 6주간 약 3천만 명의 실직자가 생긴 미국에서는 월세를 내지 못하는 세입자가 늘어나자, 일부 임대인이 월세 유예나 인하를 목적으로 성관계를 요구하는 등 불법행위가 일어났다. 법무부와 주택도시개발부가 대대적으로 피해 사례를 수집하고 단속에 나섰고 연방정부와 주정부도 신고 접수를 동시에 받고 있다.
주요 피해 유형은 세 가지다. 첫째, 월세 감면과 주택 수리를 대가로 임대인이 성관계를 요구한다. 둘째, 대출 승인(은행 직원), 바우처 지급(공무원)을 조건으로 내걸며 성추행한다. 셋째, 경비 등 주택 관리 담당자가 신체, 외모 평가를 하거나 안전점검을 이유로 집에 방문해 성폭력을 가한다. 미국의 한 세입자는 가족이 거리에 내몰리지 않기 위해 성희롱을 당하고도 현장에선 참을 수밖에 없었다며 울분을 토했다. 성희롱·성추행·성폭력 문제가 권력관계에 기인한다는 것을 정확하게 짚어내고, 차별과 폭력은 약자의 삶을 관통해 더 깊숙하고 보이지 않게 전파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정부에서 단속과 신고가 가능한 이유는, 주택과 관련한 모든 차별을 금지하는 공정주택법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공정주택법은 물론이거니와 주택임대차보호법도 임차인을 보호하기엔 부실하다. 심지어 집 앞까지 쫓아와 문을 강제로 열려고 해도 강간미수가 아닌 주거침입 혐의만 인정되는 안일한 법과 제도는 세입자를 더욱 불안하게 한다. 보편적인 위기는 무차별로 작동하지 않고 불평등하게, 은밀하게 나타난다. 그래서 더욱 포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임경지 학생, 연구활동가
관심분야 - 주거,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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