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신소영 기자
‘양승태 키즈’의 반격?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드루킹’ 공범으로 판단해 법정 구속한 판결의 배경을 이렇게 의심하는 이가 많다. 현역 도지사를 1심에서 법정 구속한 판결이 매우 이례적인 탓이다. 이들은 재판장인 성창호(맨 왼쪽) 판사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인연’을 강조한다. 성 판사는 2012년 2월부터 2년간 양 전 대법원장의 비서실에서 근무했다. 판사 출신 서기호 변호사는 1월30일 선고 직후 한 언론 인터뷰에서 “현직 판사 중에 조금 똘똘하고, 말 잘 듣는 그런 판사를 비서실로 발탁한다. 성창호 판사는 ‘양승태 키즈’인 셈”이라고 말했다. 성 판사가 양 전 대법원장을 구속시킨 것에 반발해, 적폐 청산을 국정과제로 추진하는 문재인 정부에 타격을 주려는 의도로 이런 판결을 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성 판사가 ‘사법 농단’으로 검찰 수사를 받은 것도 입길에 오른다. 그는 2016년 ‘정운호 게이트’ 사건 당시 서울중앙지법 영장 전담 판사로 있으면서 신광렬 당시 형사수석부장의 지시에 따라 영장에 있는 수사 내용을 빼내 법원행정처에 보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양 전 대법원장 등 사법 농단 관련자들과 한배를 탄 운명인 셈이다.
판사들은 펄쩍 뛴다. 재판장과 다른 두 명의 판사가 합의한 판결인데 어떻게 한 사람의 개인적 인연에 영향을 받느냐고 반문한다. 법정 구속도 대법원 예규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한다. 관련 예규는 ‘실형을 선고할 때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정에서 피고인을 구속한다’라고 돼 있다. 하지만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경남도지사 시절 ‘성완종 게이트’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도 법정 구속되지 않았다. 선출된 공직자의 방어권을 보장하고 도정 업무의 공백을 막겠다는 취지였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좀더 본질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박 의원은 “(드루킹 일당이) 경찰과 검찰 단계에서 어떤 식으로 진술할지 말을 맞춘 메모가 발견됐고, 메모를 근거로 법정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공범자들을 추궁했더니 진술을 일부 번복했다. 드루킹 쪽의 진술 자체가 오염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김 지사가 드루킹과 공모한 혐의는 객관적 증거로 뒷받침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합리적 의심이 들지 않을 정도로 혐의가 인정될 때 유죄를 선고해야 한다. ‘의심스러운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결하는 것은 형사소송법의 대원칙이다. 김 지사의 1심 판결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는 재판부가 이 원칙을 제대로 지켰는지 묻고 있다.
의심이 해소되려면 대법 확정판결 때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이번 판결이 오로지 ‘법관의 양심’에 따른 판결이었는지는 재판부 스스로가 가장 잘 알 것이다. 법관의 양심은 사법부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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