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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렁썰렁

업&다운 + 이주의 숫자 + 블라블라
등록 2018-07-17 15:07 수정 2020-05-03 04:28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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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이라 쓰고 ‘기본’이라 읽는다. 7월10일 밤 타이 동굴에 17일간 갇혔던 유소년 축구팀 선수와 코치 등 13명이 모두 무사히 구조된 소식(사진)에 전세계가 기쁨과 감동으로 출렁였다. 기적이라고 하지만, 극한의 상황에서도 구조에 나선 모두가 각각 기본을 지키며 거둔 승리였다. 나롱삭 오소타나꼰 전 치앙라이 주지사는 전문가들의 의견에 귀를 열었고, 잠수 전문가들과 의료진이 구조 작업에 신중하게 참여했다. 에까뽄 짠따웡 코치는 소년들에게 먹을 것을 양보하고 마음을 다독이며 마지막까지 동굴을 지켰다. 이들의 구조 소식에 기뻐하면서도 자연스레 4년 전 ‘그날’을 되돌아보는 사람이 많았을 것이다. 기본을 지켰다면 기적이 일어났을 텐데….

“요즘 초등학생들도 그렇게 안 싸워요.” 7월12일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 대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촌평이다. 우 의원의 말대로 비상대책위원장 선임을 앞두고 열린 한국당 의총은 계파 갈등이 고조되며 서로에 대한 원색적 비난이 오갔다. 특히 비공개 의총에서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자신의 사퇴를 촉구하는 심재철 의원에게 “2013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여성 누드 사진을 보는 모습을 언론사 카메라에 노출됐을 때 (출당 요구를) 막아주지 않았느냐. 나한테 그럴 수 있나” “당의 혜택을 받아 국회부의장을 하면서 특수활동비 받았는데 밥 한 번 산 적 있느냐”고 소리치며 흥분을 감추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픈 데(?)를 찔려서 그랬을까. 심 의원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김 권한대행의 발언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정색했다. 6·13 지방선거에서 폭망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들은 친박과 비박의 싸움이라는 부끄러운 흑역사만 되풀이하고 있다.

전직 노동부 장관 보좌관이 수억원대 자문 계약을 맺고 삼성의 노동조합 와해 공작 전략을 짠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는 7월13일 삼성전자 자문위원 송아무개씨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등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2004~2006년 김대환 노동부 장관 정책보좌관을 지낸 송씨는 2014년 초부터 최근까지 삼성전자와 수억원대 자문계약(자문료·성공보수)을 하고 삼성전자서비스의 노조 대응 전략을 짠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송씨가 2014년 1월부터 지난 3월까지 금속노조 집행부 동향을 수시로 파악해 예상 동향을 분석하고, ‘노조활동=실업’ 분위기를 주도한 것으로 본다. 특히 ‘고용승계 없는 협력업체 기획폐업’ ‘노조활동이 활발한 조합원 명단 관리 및 재취업 방해’ ‘노조 가입자에 대한 차별’ 등 각종 세부 전략이 그의 손을 거쳐 마련된 것으로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변지민 기자 dr@hani.co.kr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블라블라_“미녀 찾기 멈춰라” FIFA의 경고


성차별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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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에 출전한 선수들의 아이를 가지면 상금 300만루블(약 5300만원)과 버거킹 와퍼(햄버거)를 평생 공짜로 준다고요? 이게 대체 무슨 말인가 하고 고개를 갸우뚱하겠지만, 패스트푸드 업체 버거킹의 러시아 지사가 월드컵을 맞아 진행한 황당 이벤트입니다. 이를 놓고 여성단체를 비롯해 여기저기에서 여성을 상품화했다며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곧바로 버거킹 쪽은 이벤트를 취소하고 사과문을 냈지만 이런 내용이 SNS를 타고 퍼져 여론의 몰매를 맞았습니다. 독일 방송 (DW)의 한 여성 기자는 6월20일 생방송을 진행하던 중 한 남성에게 기습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이 남성은 리포트를 하는 해당 기자에게 다가가 갑자기 가슴에 손을 대고 뺨에 입을 맞췄습니다.
월드컵 열기에 편승해 여성에게 성추행·성차별을 하는 행태가 끊이지 않아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실제 한 인권단체는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로 성차별을 꼽았습니다. 축구에서의 각종 차별 근절을 위한 인권단체 ‘페어 네트워크’(Fare network)는 “이번 월드컵에서 30건 이상 성차별 사례가 보고됐다”며 “실제 일어난 성차별은 보고된 것의 10배가 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지요.
상황이 이러니 국제축구연맹(FIFA)도 성차별 해소에 적극 동참했습니다. 우선 월드컵 중계 카메라의 ‘관중 속 미녀 찾기’에 제동을 건 것이지요. 국제축구연맹은 방송사의 이런 관행이 성차별에 해당한다며 방송사들에 미녀 관중을 집중적으로 골라 보여주는 것을 멈추라고 경고했다고 합니다. 앞서 사진 전문 에이전시 게티이미지는 ‘월드컵에서 가장 섹시한 팬’이라는 제목의 갤러리를 만들어 젊은 여성 관중의 사진만 게재했다가 논란이 일자 갤러리를 삭제했습니다.
김연기 기자 yk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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