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환영, 검찰은 불만’ ‘경찰은 부글부글, 검찰은 표정관리’. 언론에 비친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한 검찰과 경찰의 반응이 제각각이다. 하나의 기관에서 이처럼 상반된 평가가 나온 적이 또 있었을까. 6월21일 공개된 문재인 정부의 수사권 조정안은 경찰의 1차 수사종결권을 보장해주는 게 핵심이다. 64년 만에 검사의 수사지휘권이 폐지된 것은 큰 변화임이 틀림없다. 한편으론 검찰의 영장청구권을 그대로 둠으로써 경찰 수사에 대한 검찰의 통제 장치도 마련했다. 두 기관의 처지에선 ‘윈윈’으로 볼 수 있는데도 불만을 나타낸 것은 일종의 ‘표정관리’에 가깝다. 수사권 조정의 근본 목적인 ‘권력기관 힘빼기’ ‘국민 인권 보호’가 실종된 것을 감추려는 의도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가 이민자 아동 수용시설 방문길에 입은 재킷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는 6월21일(현지시각) 텍사스주 멕시코 접경지역의 이민자 아동 수용시설을 방문하면서 ‘난 정말 상관 안 해, 너는?’이라는 문구가 쓰인 재킷을 입었다. 미 언론들은 “그의 재킷은 유색인종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태도를 상징한다”며 일제히 비난을 쏟아냈다. 멜라니아는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아동 격리수용 정책에 “비인도적인 행위”라고 각을 세워왔다. 그는 전날 남편이 이 정책을 철회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재킷을 잘못 골라 입는 바람에 졸지에 조롱거리가 됐다.
10년 만의 종합부동산세 부활은 성공할까. 정부의 부동산 보유세 인상 방안의 윤곽이 공개됐다. 고가 주택·토지 소유자에게 부가되는 종부세의 공정시장가액비을 최대 100% 선으로 올리고, 세율을 최대 1.0%포인트 높이는 게 주된 내용이다. 적게는 12만8천 명, 많게는 전체 종부세 부과 대상인 34만8천 명에게 최대 1조2952억원의 세금을 더 부과한다. 이번에는 보수언론의 ‘세금폭탄’ 공격을 이겨낼 수 있을까.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돌아오지 않는 편이 좋을 것이다. 네게는 죽음이 기다리고 있다. 24시간 안에 가족을 대피시키지 않으면 후회하게 될 것이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가 조직을 배신하고 도망간 대원에게 보낸 경고가 아닙니다. 6월19일 러시아월드컵 일본전에서 경기 시작과 동시에 퇴장당해 패배의 빌미를 제공한 콜롬비아의 카를로스 산체스 선수가 받은 살해 협박입니다. 트위터에 이런 글을 올린 이는 총기와 총탄, 술병 등이 놓인 탁자에 앉은 한 남성의 사진도 함께 실었습니다. 축구팬들이 이를 예사롭지 않게 보는 건 콜롬비아 선수가 엮였기 때문입니다. 광적인 축구 열기로 유명한 콜롬비아에서는 실제 1994년 미국월드컵 때 자책골을 넣은 선수가 팀이 조별리그 탈락 뒤 귀국했다가 술집에서 총에 맞아 숨지는 비극이 일어났습니다.
산체스 선수뿐이 아닙니다. 이번 월드컵에서 선수들을 향한 비난이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일부 누리꾼은 부진한 플레이를 보이거나 실수를 저지른 선수를 겨냥해 ‘온라인 테러’를 퍼붓고 있습니다. 한국 선수들도 예외가 아닙니다. 6월18일 스웨덴전에서 0-1로 진 뒤 일부 선수에게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특정 선수와 코치진의 국가대표 퇴출을 넘어 추방과 사형까지 요구하는 청원이 오르기도 했다죠. 오죽하면 보다 못한 선수들이 개인 SNS 계정을 비공개로 돌렸을까요. 자기 의견을 SNS에 올리는 것은 개인 고유의 판단입니다. 하지만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마치 죽일 일이라도 저지른 양 선수들을 조롱하고 협박한다면, 가뜩이나 풀 죽은 선수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이 아닐까요.
김연기 기자 yk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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