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법을 개정하라
선대인 선대인경제연구소 소장. 한겨레TV 제공
한국의 주택 보급률은 2008년 이미 110%를 넘었다. 그럼에도 내 집 없는 서민은 여전히 많고 이들은 천정부지로 오르는 집값 때문에 고통받는다. 한국의 주택 문제가 심각한 이유는 집 가진 이들이 더 많은 집을 사 모으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집’은 ‘사는 곳’이 아닌 ‘투기 도구’가 된 지 오래다. 실제 주택을 11채 이상 가진 이는 2009년 5830명에서 2016년 2만4873명으로 크게 늘었다. 반면 2017년 5월 기준 무주택자가 집을 사서 1주택자가 된 비율은 전년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틀어진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계속되지만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의 집값은 여전히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부터 강남 지역에서 초과이익환수제가 시행되고, 4월부터 다주택자에게 양도소득세가 강화되는 등 본격적인 규제 정책이 시행되면 집값이 비로소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으로 조합원 1인당 평균 3천만원 이상 개발이익을 얻으면 정부가 이익의 최고 50%를 부담금으로 환수하는 제도다.
비싼 집을 많이 가진 이에게 더 많은 세금을 물리는 종합부동산세법(종부세법) 개정안도 발의된 상태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월19일 다주택자에게 과세를 강화하고 1주택자에겐 부담을 완화해주는 내용을 뼈대로 종부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 도입된 종부세는 2007년만 해도 과세 대상 48만 명에 징수액이 2조7700억원이라 강력한 자산 재분배 수단으로 작용해왔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 과세 대상과 세율, 공제액을 대폭 조정하면서 현재 과세 대상은 20만 명, 과세액은 1조원대에 불과하다.
박 의원이 발의한 종부세법 개정안은 먼저 공시가격의 80%를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도록 한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폐지했다. 이렇게 되면 부동산의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세금을 내야 한다. 이 법은 주택분 종부세의 과세표준 6억~12억원 구간에 대한 세율을 현행 0.75%에서 1%로, 12억~50억원은 1%에서 1.5%로, 50억~94억원은 1.5%에서 2%로, 94억원 이상은 2%에서 3%로 인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1주택자 과세표준 공제금액을 현행 3억원에서 6억원으로 올려 1주택자의 부담은 낮췄다. 결과적으로 1주택자는 공시가격이 20억원을 넘지 않으면 세 부담이 지금과 비슷하거나 줄어들지만, 다주택자의 세 부담은 지금보다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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