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업무 개시일인 5월10일 오전 청와대 인근 서울 청운동주민센터 앞에서 열린 스텔라데이지호 선원 수색 작업 재개 촉구 집회에서 허경주 실종자 가족 공동대표가 문 대통령에게 전할 서한문을 읽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님 귀중. 스텔라데이지호 실종 선원 가족 일동 배상.’
5월10일 아침 청와대에 문재인 대통령 앞으로 ‘1호 서한문’이 전달됐다. 남대서양에서 실종된 스텔라데이지호 한국인 선원 8명의 가족들(제1161호 표지이야기 ‘고통받는 이들이 외롭지 않은 나라를’ 참조)이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와 수색 연장을 촉구하는 온라인 서명 명단이었다. 브라질에서 중국으로 향하던 스텔라데이지호는 지난 3월31일 침몰했다.
대통령 선거날, 수색 종료 기습 통보
이날 오전 실종자 가족들은 서울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한 뒤 직접 청와대 민원실에 서류를 전달했다. “사고 발생 후 한 달이 지나자마자 선사는 기습적으로 수색 축소와 (가족들이 머물던 서울 남대문로) 상황실 폐쇄를 통보했고, 저희는 일주일째 길거리 천막농성 중입니다. 심지어 오늘 외교부는 선사의 요청만으로 가족들과 아무런 협의도 없이 일방적인 수색 종료 선언을 통보했습니다.” 허경주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가족 공동대표는 눈물을 삼키며 편지를 낭독했다.
19대 대통령선거 투표일인 5월9일, 실종자 가족들은 외교부 관계자한테서 이런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선사(폴라리스쉬핑)에서 MRCC(우루과이 해상구조본부) 측에 연락을 한 것으로 압니다.’ 스텔라데이지호를 찾던 모든 수색 선박을 5월10일 새벽 4시에 철수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사고 초기에 브라질·우루과이·미국 등 각국의 군함과 군용기가 투입됐으나 철수했고, 선사가 계약한 구조선 2척마저 이날 새벽 모두 철수시킨 것이다. 외교부는 ‘집중 수색’을 중단하고 침몰 해역을 지나가는 선박들이 실종 선원과 물체를 찾아보는 장기 수색 체제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사고 발생 40일 만에 수색에서 손을 떼버린 것이다.
실종자 가족들은 마지막 희망의 끈을 놓을 수 없다. 구명벌 1척이 아직 발견되지 않은 이상, 선원들이 살아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가족들은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 선사와 외교부가 서둘러 수색을 끝내려 한 게 아닌가 의심한다.
이제 가족들이 믿을 곳은 문재인 대통령뿐이다. 대선 기간에 문재인 후보는 실종자 가족들과 여러 차례 만나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후보 캠프에서 실종자 가족과의 소통 창구 구실을 했던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대통령이 이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진 것은 확실하다”고 전했다.
가족들은 대통령에게 거듭 도움을 요청했다. “무책임한 수색 종료 선언을 철회하고 수색을 지속할 수 있도록 시급히 조처해주십시오. 대통령의 공약 사항에 청와대 중심의 재난 대응 컨트롤타워를 구축한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그 컨트롤타워가 중심이 되어 스텔라데이지호 상황대책위원회를 마련해주시기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제2의 스텔라데이지호, 제3의 세월호가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국가위기관리 매뉴얼을 총정비해주십시오.”
‘노란 리본’의 약속 지켜주시길
5월9일 밤 10시30분. 당선이 확실시되자 문재인 대통령은 서울 광화문광장을 찾았다. 그를 맞이하며 박수 친 이들 가운데는 세월호 유가족과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가족이 있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손수 털실로 만든 ‘노란 리본’과 ‘노란 나비’를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달라는, 진상 규명 약속을 지켜달라는 마음이 담긴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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