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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바글바글10

업&다운 + 이주의 숫자
등록 2015-12-15 18:54 수정 2020-05-03 04:28

01 경찰이 12월11일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무려 8가지 혐의가 적용됐다. 금지통고 집회 주최, 일반교통방해, 집회 주최자 준수사항 위반,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한 뒤에 다른 혐의도 추가할 계획이라고 한다. 형법 제115조 소요죄. 30년 가까이 사문화됐던 법 조항이 살아났다. 소요죄 혐의로 처벌받은 마지막 사건은 1986년 전두환 군사독재에 반대한 ‘5·3 인천 사태’. 응답하라 1986!

한겨레 김태형 기자

한겨레 김태형 기자

02 의 보라는 경찰에 연행됐다가 쉽게 풀려났지만, 2015년 경찰은 1988년보다 퇴보했다. 경찰은 11·14 민중총궐기 집회와 관련해 731명(12월11일 현재)을 수사 중이다. 이미 10명이 구속됐고, 510명이 출석요구를 받고 있다. ‘어게인 공안 시대’인가?

03  “저는 해고노동자입니다. 저는 해고를 쉽게 하는 노동개악을 막겠다며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지금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1급 수배자 한상균의 실질적인 죄명입니다. 이게 과연 정상적인 나라입니까? (중략) 11월14일 폭력시위를 이야기합니다. 국가 공권력의 폭력진압은 왜 이야기하지 않습니까? 살인 물대포에 69살 백남기 농민이 사경을 헤매며 병원에 누워 계신데 왜 아무도 말하지 않습니까?” 12월10일 조계사에서 나와 경찰에 자진출두하기 직전 한상균 위원장이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다.

04 같은 날 백남기씨 가족과 ‘민변 11·14 경찰폭력 대응 변호인단’은 경찰의 물대포 직사 살수와 ‘살수차 운용 지침’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냈다. “이 사건은 개인에게 일어난 우연한 비극이 아니다. 집회 참가자들에 대한 물대포 직사 살수, 집회·시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경찰의 위헌적인 집회 관리가 개선되지 않는 이상 언제든지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구조적인 문제다.”

탁기형 선임기자

탁기형 선임기자

05  이런 엄혹한 시절에, 누구는 때아닌 사랑 타령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젊은이들 가슴에 사랑이 없어진다”고 걱정했다. 청와대에서 열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한 말이다. 대통령은 “소득이 없고 고용이 불안하기 때문에 결혼을 엄두도 내지 못한다”며 만혼 현상을 개탄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사진기자단

06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 동향 2015’를 보면, 1979~92년에 태어난 ‘에코 세대’ 가운데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거나 ‘해도 좋다’고 응답한 비율은 49.8%로 절반에도 못 미쳤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1.21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1.7명)에도 못 미치는 세계 최저 수준이다.

07 저출산만 문제가 아니다. 11월 3대 대형마트의 매출액이 1년 전보다 0.6% 줄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소비가 위축됐던 6월 이후 매출 감소는 처음이다. 11월 신용카드 사용액도 10월보다 감소했다. ‘소비 절벽’이 현실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08  그런데 사랑이 충만한 대통령이 내놓은 대책은 ‘노동개혁’ 강력 추진이다. 청와대는 노동시장 관련 5개 법안이 반드시 연내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법률의 효력을 가지는 명령을 대통령이 발하는 ‘긴급재정·경제명령’ 방안까지 만지작거리고 있단다. 가장 최근의 긴급명령은 김영삼 전 대통령 때인 1993년 금융실명제였다.

09 저출산을 걱정하지만, 2016년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0원이다. 무상교육을 공약했던 박근혜 정부가 시·도 교육청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탓이다. 전국 시·도 의회가 내년 예산안을 심의 중인데, 대부분이 내년도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 만 3~5살 어린이 1명당 월 22만원의 지원금이 당장 끊길 판이다. 어쭙잖은 사랑 타령이 불편한 이유다.

10 청년을 걱정하는 정부가 계속 지방정부의 청년 지원 정책에는 딴지를 건다. 보건복지부경기 성남시의 청년배당제도에 대해 12월11일 ‘불수용’ 결정을 내렸다. 청년들에게 연 100만원을 주지 말라는 것이다. ‘청년수당’ 정책을 놓고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은 청년정책 수립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 논의기구’를 만들자고 12월10일 제안했다.




& 다운



짬뽕라면
요즘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에서는 ‘짬뽕라면’ 열풍이다. 오뚜기가 지난 10월 출시한 ‘진짬뽕’은 한 달 만에 300만 개가 팔렸다. 다른 업체들도 ‘팔도불짬뽕’(팔도), ‘맛짬뽕’(농심), ‘갓짬뽕’(삼양식품)을 잇따라 내놨다. 면발의 굵기, 사골과 돼지고기, 닭고기 등을 이용한 국물 맛이 차별화 포인트. 1년 전 ‘허니버터칩’ 부럽잖은 인기!


사이다
이른바 ‘농약 사이다 사건’의 국민참여재판이 열리면서 ‘사이다’가 다시 입길에 올랐다. 대구지법 형사11부(재판장 손봉기)는 지난 7월 경북 상주 마을회관에서 사이다에 농약을 몰래 넣어 할머니 2명을 숨지게 한 혐의(살인 및 살인미수)로 구속 기소된 박아무개 할머니에 대해 12월7~11일 닷새간 배심원과 함께 심리했다. 유·무죄는 가려졌지만 ‘톡 쏘는’ 맛은 없었음!




이주의  숫자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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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성이 하루 평균 가사노동에 투입하는 시간은 45분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 26개국 가운데 가장 짧다. 한국 여성의 가사노동 시간은 227분이다. 한국 남성과 여성의 가사노동 시간 격차는 182분. 노르웨이는 31분, 스웨덴은 53분이다. 12월7일 통계청이 발표한 ‘일·가정 양립 지표’에서도 “집안일을 공평하게 분담하고 있다”고 밝힌 남성은 16.4%뿐이었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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