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노동자 침 뚜온(Chhim Thoeun·27)은 “운이 좋았다”고 말한다. “공장으로 돌아가고 싶었”던 그에게 회사가 찾아와 병원비 100달러를 쥐어줬다. 칼메트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고 일터로 복귀했다. 지난 1월 파업 현장에 대한 폭력 진압을 둘러싸고 구설에 올랐던 한국 업체 약진통상(제996호 참조)이 그의 일터다.
뚜온은 지난 1월2일 ‘오전’ 시위 참가 뒤 기숙사로 들어왔다가 바깥 소식을 듣고 나가던 중 군인들에게 잡혔다. 5개월 옥살이 뒤 복귀했더니 현지인 매니저가 ‘민주노조’에 가입하지 말라고 주의를 줬단다. 그는 기본급 117달러에 주 5일 야근수당을 합치면 월 150~160달러를 받는다. 부모님과 남동생까지 먹여살려야 하는 현실은 그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현장에 복귀한 뚜온의 사례는 예외적이다. 투자자들의 압력도 작용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9월 미국 경제지 는 8월 중순 미국 칼라일그룹 변호사들의 약진통상 방문을 다뤘다. 유혈 사태 뒤 칼라일그룹의 투자자인 칼퍼스(CaLPERS·California Public Employees’ Retirement System)가 인권단체의 압력을 받았고, 그 압력이 약진통상 투자자인 칼라일그룹으로 전이됐다는 것이다.
피 흘려 치른 파업은 임금을 얼마나 올려놨을까. 11월 캄보디아 노동부는 2015년 최저임금을 128달러로 책정했다. 노조가 수용 하한선으로 설정한 140달러에 못 미치고, ‘아시아최저임금동맹’이 분석한 생활임금 396달러에는 한참 멀다. ‘민주노조’계 아툰 의장은 반발한다. “아툰 의장의 지침을 따르겠다”는 노동자 뚜온은 “파업이 나면 다시 동참하겠다”고 다짐한다.
이유경 국제분쟁 전문기자 Lee@Penseur21.com한겨레21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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