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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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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이 없는 MB

부글부글
등록 2011-11-29 16:17 수정 2020-05-03 04:26

다음 중 2008~2013년 이명박 정권의 가장 큰 업적으로 꼽히는 것은?
① 22조원의 예산을 쓴 4대강 사업
②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한-미 FTA 국회 비준
③ 조선·중앙·동아 3개 언론사에 종합편성채널 허가
④ 78조원의 부자감세 정책

앵커 시청자 여러분의 의견은 어떻습니까. 오늘 치러진 2025년 대학수학능력평가 3교시 역사 과목에 나온 문제입니다. 올해 시험 문제가 가운데 가장 난이도가 높은 문제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출제위원회 쪽에서는 답을 ①번 ‘4대강 사업’이라고 제시했지만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셉니다. 이들은 정답은 하나도 없다고 주장합니다. ③번 ‘종합편성채널 허가’가 답이라는 의견도 아주 많습니다. 나특종 기자가 전합니다.

나 기자 예, 오늘 수능시험에 나온 역사 문제 때문에 온 나라가 부글거리고 있습니다. 출제위원회는 ①번이 정답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오늘 낮에 있었던 출제위원회 기자회견 내용을 잠시 들어보겠습니다.

출제위원 답은 ①번입니다. 2011년 말에 마무리된 4대강 사업은 우리나라 자전거 산업의 발전에 혁혁한 공을 세웠습니다. 22조원의 예산을 쓴 결과 4대강 유역에 1187km의 자전거 전용도로가 깔리게 됐습니다.

다른 기자1 4대강 사업이 이른바 하천 정비 사업이었지, 자전거 산업 지원 사업이 아니지 않았습니까?

출제위원 그 부분은 역사적인 고증이 필요합니다.

다른 기자2 2010년대에도 자전거는 거의 중국에서 생산되지 않았습니까?

출제위원 그것 역시 역사적인 고증이 필요한 문제입니다. 우리는 역사교육과정에 제시된 기준에 따라 문제를 출제했을 뿐입니다.

다른 기자3 2011년 역사교육과정개발추진위원회 위원 20명 가운데 절반이 자진 사퇴한 이후, 역사 교육 내용이 지나치게 보수화했다는 지적이 있는데요?

출제위원 노 코멘트입니다.

나 기자 학부모들은 출제위원회가 제시한 정답이 말도 안 된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한 학부모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학부모 4대강 사업은 아직도 날림공사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어요. 그렇다고 다른 문항이 답인 것도 아니죠. FTA 때문에 영세 상인과 서민들은 줄줄이 타격을 받았어요. 부자만 덕 보는 감세는 부자만 좋아했지요. 그리고 종편은….

나 기자 일각에서는 답이 ‘③번 종합편성채널 허가’라는 의견이 설득력 있게 제시되고 있습니다. 과거 소수 지상파가 주도하던 방송시장에 종합편성채널이 2011년 12월1일 등장해 다양한 의견이 제시될 수 있는 훌륭한 공간이 마련됐다는 의견입니다. 과거 천편일률적인 예능·오락 프로그램 대신 화끈하고 선정적인 프로그램으로 시청자의 시선을 확실하게 잡아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상 TV조선 나특종 기자였습니다.

김기태 기자 kk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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