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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춘추시대 때 진나라 문공은 초나라와 일대 접전을 벌인다. 상대적인 전력 열세로 고민하던 문공에게 모사 호언은 “싸움에 능한 자는 속임수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속임수를 쓰자”고 제안한다. 하지만 또 다른 모사 이옹은 “못의 물을 모두 퍼내어 물고기를 잡으면 잡지 못할 리 없지만 그 훗날에는 잡을 물고기가 없게 될 것이고, 산의 나무를 모두 불태워서 짐승들을 잡으면 잡지 못할 리 없지만 뒷날에는 잡을 짐승이 없을 것이다”라는 조언을 한다. 사자성어 ‘갈택이어’(竭澤而漁)를 탄생시킨 유명한 고사다.
개그우먼 김미화씨가 ‘방송사 출연금지 블랙리스트설’을 제기해 해당 방송사로부터 고소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김씨는 7월6일 오전 자신의 트위터(@kimmiwha)에 “어제 한국방송에서 들려온 이야기가 충격적이라 참담한 마음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방송 내부에 출연금지 문건이 존재하고, 돌고 있기 때문에 출연이 안 된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트위터의 속성상 김씨의 글은 일파만파로 퍼져나갔고, 그날 오후 한국방송은 김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누리꾼들은 “너무한 것 아니냐”며 분노했다. 배우 문성근(@actormoon)은 “그냥 김제동·윤도현·김미화를 출연시키면 논란을 잠재울 수 있지 않나요. 덕분에 나도 좀 출연해보고”라는 뼈있는 말을 남겼다.
김씨 발언의 진위는 법의 판단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러한 의심과 분노가 왜 생겨났는지 정작 모르는 모양이다. 정권 초기부터 시작된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쥐잡기식’ 솎아내기를 보며 ‘갈택이어’ 고사가 떠오르는 건 왜일까.
이정국 기자 한겨레 오피니언넷부문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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