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4일 경찰이 서울광장 둘레에 주차해놓았던 전경버스 32대를 다른 곳으로 옮겼다. 서울광장 봉쇄 엿새 만이었다. 경찰의 전경버스 이동작전 개시 시각은 새벽 5시42분이었다. 작전 마감에는 10분이 걸렸다. 새벽부터 고생이 많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5월23일부터 ‘차벽’에 둘러싸인 서울광장은 노 전 대통령의 노제(29일) 당일에 한 차례 열렸을 뿐, 다음날 다시 빗장이 걸렸다. 이에 대해 진보적 시민단체 등은 서울시가 시설물 보호요청을 하지 않았음에도 경찰이 임의적으로 광장을 봉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불법 주차’된 32대의 버스가 치워졌다고 정부가 국민과 ‘소통의 길’로 나설 것이라는 생각은 섣부르다. 강희락 경찰청장은 이날 오후 열린 경기지방경찰청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집회를 하다 보면 정치집단화할 수 있고 (사람이) 많이 모이다 보면 도로까지 깔고 앉아 불법 폭력시위로 번질 우려가 있다”며 “서울광장의 개방은 집회를 여는 시위 주최 쪽이 어떤 사람이고 어떤 성격인가에 따라 (선별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광장’을 두려워하는 현 정부의 ‘주차작전’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달랑 경찰버스 32대로 분노하는 마음들을 ‘제압’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임주환 기자 eyeli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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