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말고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올 초 예언적인 명언을 남겼다. “밀물 때는 누구나 고상하게 수영을 즐기고 있는 듯하지만 썰물이 시작되면 누가 노팬티 상태로 탐닉하고 있었는지 드러날 것이다.” 밀물은 거품이고 탐욕의 알몸을 일시적으로 숨겨줬다. 거품이 썰물처럼 사라지면 공포가 밀물처럼 엄습한다. 인류 역사상 탐욕의 가장 파괴적인 형태는 전쟁일 것이다. 제국주의 탐욕의 화신 히틀러가 지금 ‘유튜브’에서 공포에 떨고 있다. 히틀러 소재 영화의 한 대목을 자막만 바꿔 패러디한 동영상이 시리즈로 나오면서 조회 수가 수십만 건에 이른다.
[블로거21] 히틀러도 당했대
먼저 원조 격인 편을 보자. 제복을 입고 히틀러를 에워싸고 있는 수십 명의 참모들 중 한 명이 힘겹게 입을 연다. “베를린에 있는 중개인에 따르면 금값이 폭락했다고 한다.” (작전 지도를 손으로 가리키며) “총통의 광업 주식이 폭락해 각하의 거래 계좌가 마진콜(추가 증거금 납부 요구)을 당하게 됐다.” 히틀러는 여유 있게 말했다. “별거 아냐, 그들은 내가 누군 줄 알 거야.” 다른 참모 왈, “중개인이 총통의 모든 포트폴리오를 청산해 빚 변제에 사용할 거라고 한다”. 표정이 일그러진 히틀러 “여기 있는 사람들 중 금을 공매도한 사람은 모두 이 방에서 나가라”. (셋만 남고 모두 나감) 히틀러 “이 개××들아, 금값은 지금 당장 오른다”. 남은 참모, “행크 폴슨 미 재무장관이 더 떨어진다고 말했다. 폴슨은 금을 잘 아는 금표 양말(골드만삭스) 출신이다”. 히틀러 “루빈 같은 녀석이군. 전쟁 때 모두 쓸어버렸어야 했는데…. 처칠이 날 비웃고 있겠지”.
금융위기의 진전 상황을 반영한 최신 버전인 편으로 넘어가자. 참모 “총통의 신용이 무용지물이다. 각하는 부도가 났고 은행은 대저택에 차압을 걸고 있다”. 히틀러, 고함을 지르며 “부동산은 오로지 올라갈 뿐이다. 중개인이 나한테 그렇게 말했단 말이다. 그렇게 말한 중개인이 지금 일할 수 있는 곳은 세차장뿐이다”. (그 중개인이 흐느끼자 동료가 다가와) “걱정 마, 애견 미용사로 일할 자리를 소개해줄게”. 히틀러 “내 퇴직연금(401K)은 괜찮겠지?”. (참모들 서로 얼굴만 쳐다보며 침묵) 히틀러 “내가 보유하고 있는 리먼과 AIG 주식을 지금 팔까 해”. (긴 정적) 히틀러 “최악의 경우에도 정부가 내게 구제금융을 해줄 거야”.
금융위기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세계의 네티즌들이 이 패러디에서 약간의 위안을 얻고 있는 듯하다.
한광덕 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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