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font color="#216B9C"> 말 그대로 충격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font> 한 초등학교 학생 100여 명이 성폭력 피해자와 가해자로 엮였단다. 교육 당국은 그 사이 뭘 했냐는 비판이 나올 법하다. 그런데 사건이 드러난 뒤 교육 당국이 보인 태도는 더욱 가관이었다. 시민사회공동대책위가 지난 4월29일 오전 대구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교육감실을 찾았는데, 신상철 대구시교육감의 행적이 묘연했단다. 비서실에 “어디 가셨냐”고 물어도 “모른다. 말해줄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공무원이 업무 시간 중 어디를 가셨기에, 행적을 못 밝힌 것일까? 신 교육감은 오전 11시에 예정됐던 교육위원회 회의도 빼먹었단다. 애꿎은 부교육감이 대신 나와 대책위에 연방 고개를 조아리는 사이 들려온 한 취재기자의 빈정거림. “교육감, 토꼈대.” 이번 사건에서 ‘자리 비움’은 그만의 미덕은 아니었다. 지난해 11월 사건을 처음 보고한 교사를 되레 나무랐다는 당시 ㅈ초등학교 교장 선생님도 있다. 그는 모든 게 은폐된 채 상황이 더욱 악화돼가던 지난 3월 대구에서 가장 부자동네 학교로 영전하며 자연스레 자리를 비우셨단다. 이 두 분이 혹 범죄자들 사이의 격언이라는 ‘일도이부삼빽’을 알고 계셨던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font color="#216B9C">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될 친일반민족행위자 2차 명단 1686명이 발표됐다.</font> 이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이 한 말씀 하셨다. “우리가 일본도 용서하는데… 잘못은 잘못대로 보고 공은 공대로 인정해야… 이런저런 과거사 청산 관련 위원회 분들은 주로 과거 정부에서 임명….” 우선, 일본을 용서했다는 ‘우리’란 누구를 말하는지? 그 우리가 ‘고소영’ 청와대인지 ‘강부자’ 내각인지는 모르겠으나, 과거사에 대해 진정어린 사과도 없이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뻔질나게 들락거리는 일본을 국민은 용서한 기억이 없다. 또, 공과를 함께 보자? 딴엔 맞는 말씀이다. 그런데 친일인명사전은 말 그대로 사전일 뿐이다. 그동안 ‘공’만 부각돼온 인물들 상당수의 이면에는 친일 행적이라는 ‘과’도 있으니, 그 부분도 명확히 해서 후손에게 넘기자는 것 아닌가. 마지막으로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는 민족문제연구소 회원들의 쌈짓돈 회비와 국민 성금으로 운영돼온 민간단체이다. 웬 과거 정부에서 임명한 위원 타령? 휴~. 일일이 대거리하기도 벅차다. 이런 기자의 고충을 알았는지 한 누리꾼(포털 다음 ‘그대 없는 내가’)은 단 한 문장으로 상황을 정리해줬다. “사전에 이명박 추가요!”
<font color="#216B9C"> 문화방송 〈PD수첩〉이 또 한 번 ‘사고’를 쳤다.</font> 지난 4월29일 한국인 90% 이상이 이제까지 광우병에 걸린 사람들과 같은 유전형질 타입이며, 광우병 원인물질 프리온은 무엇인지 등을 담은 광우병 보도를 내보내자 누리꾼들 사이에서 난리가 난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 수입산 쇠고기 시식회 마련을 위한 서명’ ‘미국산 쇠고기를 청와대로’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을 무효화하는 특별법 제정’ 등의 청원에 수만에서 10만 명이 넘는 누리꾼들이 참여하기도 했다. 그러고 보면 〈PD수첩〉은 유전자 또는 생명공학 쪽 취재에 뭔가(!)가 있는 듯하다. 2005~2006년에는 황우석 박사의 가짜 줄기세포 사건으로 세상을 발칵 뒤집어놓지 않았던가. 물론 당시는 절대다수 누리꾼들을 상대로 전쟁을 벌였는데, 이번엔 누리꾼들과 한편이 돼 있다는 차이점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번 보도가 어떤 성과를 낼지 섣불리 판단할 일은 아닐 듯하다. MB ‘쇠고집’도 만만치는 않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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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9일 한겨레 그림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