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현 자유기고가 groove5@naver.com
서브프라임〔sΛb-praim〕 형용사
‘최고 품질보다 못한’이란 뜻을 가진 영어 단어로, 미국 내에서 낮은 신용등급자를 가리킬 때 활용된다. 그래서 서브프라임은 ‘최우대 금리보단 못한’이란 뜻도 가지고 있다. 서브프라임 등급자들은 미국 주류 금융권에서 평범한 금리로 돈을 빌리기 어려워 더 높은 이자를 지불해야 한다. 미국 내에서 가장 높은 신용등급은 ‘프라임’이며, 프라임과 서브프라임 사이엔 알트A가 존재한다. 소득이 높고, 신용카드 사용이 잦아도 연체가 없으며, 대출을 해도 꼬박꼬박 잘 갚는다면 그는 금융권과 맞선 시장의 프라임 고객이다.
과거 한국 언론에 등장한 적이 거의 없어 영어사전이나 미국 은행으로 오해받기 십상이었던 이 단어는 올해 화려한 조명을 받고 ‘올해의 말’ 후보로 등록했다. 물론 단체상이다. 부동산 담보 대출 ‘모기지’와 합체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란 단체명으로 활동 중이다. 높은 이자를 낼 길이 없어 파산한 개인에게서 원금과 이자 대신 부동산 담보를 받았지만, 그 부동산이 쉽게 팔리지 않아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까지 어려워진다. 이런 어려움이 모여 만들어진 비우량 담보 대출의 위기는 ‘세계 경제 흔들’ ‘한국 경제 위협’ ‘신용 경색’ ‘연쇄 부도’ 예측을 동반하고 있다.
도시 길거리에 간판이 내걸린 HSBC, 씨티은행 같은 세계 초대형 은행도 이미 전염됐다. 이들 외에 월스트리트의 헤지펀드, 일본의 은행과 증권사 등 전세계 각국의 투자기관들이 이자가 센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돈을 묻어뒀기에 이 투자기관에 돈을 묻어둔 일본 기업의 신입사원, 노르웨이 시골 마을까지 걱정이다. 모기지 업체-전세계 투자기관-동네 은행의 고수익 펀드에 돈을 맡긴 옆집 아저씨로 이어지는 연쇄 구조는 남의 걱정이 아니다. 무리한 부동산 담보 대출을 시도했던 미국의 마크가 한국 취업 준비생들에게 걱정거리를 더 안기는 세계화 현상을 나만 피해갈 방법은 없어 보인다. 돈 놓고 돈 먹는 돈놀이들이 성실한 노동을 위협하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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