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현 자유기고가 groove5@naver.com
홍수[hoŋsu] 명사. 洪水
큰물. 강의 물이 불어 범람하는 현상. ‘노아의 홍수’ 이래 수많은 홍수 신화들이 강변의 문명 속에서 피고 졌다. 아시아 몬순기후대에 속한 한국에선 장마전선이 남북으로 진동하거나 전선상에 저기압이 발생하면 홍수가 일어난다. 1925년 발생한 을축년 대홍수는 금세기 최대의 홍수였다. 사망자 647명, 가옥 유실 6363호, 가옥 붕괴 1만7045호, 가옥 침수 4만6813호에 달해 총 피해액은 당시 조선총독부 1년 예산의 58%인 1억300만원에 달했다.

이번엔 한반도 북쪽 지역에서 홍수가 났다. 8월7일부터 18일까지 평양, 평안남북도, 강원도, 함경남도 등 중부지역을 중심으로 장대비가 쏟아졌으며 집중호우의 피해 규모는 ‘100년 만의 큰 피해’라는 1995년의 홍수에 버금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가 200명이 넘고 실종자는 80여 명이며, 8만8400여 가구의 주택이 침수·파괴되고 30만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한다.
뒤를 잇는 건 원조의 홍수이고 이 꼬리를 문 건 원조를 둘러싼 말들의 홍수다. 원조에 부정적인 이들의 목소리가 커진다. 국무총리실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의 박형중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대북 지원의 역설적 효과를 지적했다. 국제사회에서 10년이 넘도록 북한을 도와줘도 북한의 홍수와 식량난이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세계적으로도 오랫동안 대량의 원조를 받은 나라치고 스스로 문제해결 능력을 키워갔던 나라는 드물다는 것이다.
박홍수 전 농림부 장관이 8월31일 퇴임했다. 2년7개월의 재임 기간은 참여정부 최장수 기록이다. 농민 출신 첫 장관으로 선이 굵은 행정업무 능력과 부지런함으로 농민과 공무원들의 지지를 받았다. 이례적으로 노동조합에서 감사패를 전했고, 전 직원의 서명이 들어간 ‘겸’(謙) 자 액자도 전달됐다. 참여정부가 남은 6개월을 짜내서 만든 새 장관들의 인사 홍수 속에서 그는 경남 남해의 한 축산 농민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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