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주희 기자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hope@hani.co.kr
고경우. 직업은 경찰관. 올해 서른아홉 된 경장이다. 고 경장이 개인뿐 아니라 경찰 조직의 명예를 드높이며 인터넷 세계에서 ‘감동 경찰’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경찰이 누리꾼들로부터 이처럼 칭찬을 받기는 참 드문 일이다. 사연은 고속도로에서 시작됐다.
1월3일 오후 인천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소속인 고 경장은 ‘고속도로에 장애인이 전동 휠체어를 타고 가고 있다’는 무전을 받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전동 휠체어 한 대가 서울 외곽 순환고속도로 위를 천천히 달리고 있었다. 전동 휠체어를 운전하는 중증장애인은 어렵게 병원 이름을 댔다. 고 경장은 평소처럼 휠체어를 차에 싣고 장애인의 이동을 도우려고 했지만 전동 휠체어가 커서 차에 실을 수 없었다. 고 경장은 천천히 순찰차를 몰아 전동 휠체어 뒤를 따랐다. 3km 거리를 1시간 동안 ‘에스코트’해 무사히 병원에 닿았다.
같은 시각 서울 외곽 순환고속도로 같은 구간. 외근을 나갔다 사무실로 돌아가던 한 회사원은 경찰 순찰차를 보자마자 속으로 ‘왜 또 나와서 ××이냐’고 투덜댔다. 그런데 서행하는 순찰차 앞을 자세히 보니 전동 휠체어 한 대가 느리게 움직이는 게 눈에 띄었다. 순찰차 뒤에 꼬리를 잇던 차들이 천천히 순찰차와 휠체어를 앞질러갔다. 그제야 ‘상황’을 파악했다. 이 회사원은 ‘참 훌륭한 경찰’이라고 생각하며 지나쳤다가 곧바로 다시 차를 돌렸다. ‘사진으로 남겨야 한다’는 투철한 기자 정신(?)이 들어서였다. (누리꾼들 사이에 알려진 내용을 바탕으로 고 경장과 전화 통화를 해 확인한 내용을 재구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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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엘리우스’라는 아이디로 이 훈훈한 장면을 11장의 사진에 담아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자동차 동호회 카페에 올렸다. “아무런 불평불만 없이 묵묵히 지나가는 차량들로부터 아저씨를 보호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 뭐라뭐라 지시하며 때로는 경찰차에서 내리기도 하고… 이런 분은 상부에 알려 표창을 줘야 하는데….”
이런 설명과 함께 띄운 사진들은 누리꾼들 사이에 ‘감동 경찰, 경찰을 다시 보게 하는 사진들’ ‘한국 경찰을 다시 보게 된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마구마구 퍼날라졌다. 물론 칭찬도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뼈있는 댓글도 적잖게 눈에 띈다. ‘인터’라는 누리꾼은 “…참 아이러니한 건 저런 일이 칭찬하거나 대단한 일이 아닌 민중의 지팡이로서 해야 할 일임에도 칭찬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라고 꼬집기도 했다. 누리꾼들이 ‘역시 친절한 대한민국 경찰’이 아니라 ‘경찰을 다시 보게 됐다’고 입을 모은 것에도 ‘뼈’가 있다. 순식간에 ‘감동 경찰’이 된 고 경장의 반응이 궁금했다. (완전 뻘쭘해하면서) “그냥 당연히 해야 될 것 같아서 한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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